'투자의 귀재' 이민주, 모바일 스타트업에 '600억원' 투자

'1조 거부', '투자의 귀재'로 알려진 이민주 에이티넘파트너스 회장이 모바일게임 스타트업에 600억원을 쏟아 붓는다. 대형 게임업체의 각축장으로 변해 더 이상 설 곳이 사라진 스타트업에는 희소식이다.


이 금액은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가 조성한 2030억원의 자금 중 30%에 해당한다. 정밀한 투자를 위해 모바일 앱 마케팅 업체 아이지에이웍스가 대상 기업 선정에 나설 예정이다.

모바일게임에 자금의 30%를 투입하는 것은 여전히 모바일게임 시장의 성장성을 높게 보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마국성 아이지에이웍스 대표는 "창업 독려 분위기에 힘입어 모바일은 어떤 투자자든 1순위로 꼽는 분야다"며 "문제는 선별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말했다.

◇손대면 터지는 '투자의 귀재'

이민주 에이트넘파트너스 회장

1975년 완구업체 조선무역을 세워 투자 종자돈을 모은 이 회장은 외환위기 때 지역유선방송(SO)을 헐값에 사들여 케이블TV 송출업체 씨앤엠(C&M)을 설립했다. 2008년 씨앤엠을 1조4500억원에 매각하며 '1조 거부'로 떠올랐다.


이 회장은 성장성이 높은 코스닥 상장사나 중소기업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2006년 CJ그룹 계열사인 에스에이관리 유상증자에 참여해 주식을 확보한 이민주 회장은 CJ E&M 출범을 계기로 5년여 만에 120억원 가량의 평가이익을 거두기도 했다.

모바일게임에 600억원을 투자하는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이 회장의 개인 투자회사인 에이티넘파트너스가 지분 32.14%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중소·벤처기업 전문 투자사 역할을 하고 있는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이하 에이티넘)는 국민연금으로부터 660억 원을 출자 받아 에이티넘팬아시아조합을 조성하기도 했다. 현재 국민연금07-3한미벤처조합, 한미그로스에쿼티투자조합 등을 운용 중이다.

이 회장은 IT벤처 인큐베이팅 회사인 패스트트랙아시아 등에도 투자를 단행했다. 그러나 게임 분야에서 고전하고 있는 사례도 있다. 이 회장은 2012년 당시 '퀸스블레이드'로 인기를 끌던 라이브플렉스 (2,405원 ▼70 -2.83%)에 에이티넘과 공동으로 약 100억원을 투자하며 2대 주주로 올라섰다. 당시 취득 단가는 4500원이었지만 현재 라이브플렉스의 주가는 1600원대로 내려갔다.

마국성 아이지에이웍스 대표

◇스타트업 성공 예측 지표로 투자 성공률 제고

600억원의 주인공이 될 주요 투자 대상은 직접 게임을 서비스할 준비가 된 스타트업이다. 모바일게임 직접 서비스를 염두에 두고 있는 스타트업이라면 이미 업계에 대한 분석이 철저할 것이고 게임에 대한 자신감도 있을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대규모 자금이지만 투자 기간도 짧게 집중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마 대표는 "대부분 7년 정도를 기간으로 3~4년 동안 투자하고 마지막 1~2년 동안 회수를 하는 것이 한 사이클이지만 이번 투자는 좀 더 짧은 기간 내 이뤄질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이지에이웍스는 에이티넘이 모바일게임에 투자를 하는 관문 역할을 하게 된다. 아이지에이웍스는 모바일 광고 분석툴 '애드브릭스'를 이용하고 있는 2000여개 앱을 바탕으로 축적한 데이터를 투자 스타트업 선정에 적극 이용할 계획이다.

마 대표는 "예측 평가 시스템을 갖췄기 때문에 투자사에도 예측 점수를 정량적으로 보여줄 생각이다"고 강조했다.

스타트업이 투자를 받는 긴 과정도 이 평가시스템을 통해 훨씬 단축할 예정이다. 개발사가 프리젠테이션용 게임, 애니메이션을 준비하고 게임 개발과 관련 없는 데 낭비하는 시간을 줄여 게임에 집중할 수 있게 도와준다는 계획이다.

한편, 아이지에이웍스를 만든 마 대표는 넥슨 미디어사업팀장을 거쳐 2006년 말 회사를 설립했다. 넥슨에서 온라인게임 게임 내 광고사업 등을 도입한 경험을 토대로 회사를 만들어 온라인 광고를 거쳐 현 모바일게임 마케팅까지 사업을 확장해 왔다. 지난해 매출은 약 120억원, 올해 예상 매출은 250억~300억원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