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 첫걸음은 '저장 장치'다

공인인증서를 안전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저장장치부터 안전하게 골라야한다. 하드디스크나 웹메일, 웹하드는 최악의 저장장소다. 보안전문가들은 USB, 보안토큰, 스마트폰 등을 공인인증서 저장매체로 활용할 것을 권장한다.


보안성이 가장 높다고 평가받는 보안토큰(HSM)은 기기 내부에 프로세스 및 암호 연산 장치가 있어 전자서명키가 내부에서 생성되고 저장장치 외부로 유출되지 않는다. 피싱과 해킹 등으로부터 안전하게 이중 잠금 장치가 되어주는 셈이다. 다만 별도로 구매비용(2만원)이 필요하고 사용상 불편하다는 이유로 지난해 전체 공인인증서 이용자의 3.7%에 불과했다.

최근 정부가 하반기 중 상용화를 목표로 SW(소프트웨어)기반 보안토큰을 개발하고 있는 이유기도 하다. 저장매체로서 안전성은 높이면서도 휴대해야하는 번거로움을 덜고 비용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스마트폰을 공인인증서 저장매체로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라온시큐어가 내놓은 'USIM 스마트인증'은 PC를 거치지 않고 USIM에 공인인증서가 저장된 스마트폰과 은행 서버가 직접 통신해서 별도의 채널로 전자서명을 하는 방식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용자들의 공인인증서 유출로 인한 2차피해 불안을 줄여주는 상품도 등장했다. 한국정보인증은 국내 최초로 해킹으로 인한 금전적 피해를 보상하는 공인인증서 '든든인증서'를 출시했다. 개인용 범용공인인증서와 보장성보험 상품을 결합한 상품이다.


든든인증서 발급 이후 사용 기간내 파밍, 메모리해킹 등 전자금융사기 피해를 당할 경우 횟수에 상관없이 최대 300만원까지 피해금액 전액을 보상해준다. 공인인증서 이용 환경 문제가 발생할 경우 원격 지원도 된다. 1년 단위로 갱신할 수 있고, 가격은 7000원(부가세 별도)이다.

공인인증서를 안전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이용자의 습관도 중요하다. 가령, 비밀번호를 한두달에 한번씩은 바꿔주면 유출시 금전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비밀번호 설정 시 영문자, 숫자 외에 특수문자를 포함하는 것이 좋다. 한 보안전문가는 "특수문자가 포함된 비밀번호는 공인인증서가 해커 손에 들어가도 풀어내는데 수백, 수천배의 시간이 걸리게 한다"며 "2차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손쉬운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사무실이나 학교 컴퓨터 등 공공장소의 공용 PC에서는 공인인증서를 사용하지 않는 것도 주요 안전 수칙이다. 또 △공인인증서 발급 내역을 알려주는 금융기관 문자메시지(SMS) 서비스 이용 △ PC 백신 프로그램 최신 버전 사용 △제3자에게 절대로 비밀번호와 개인 정보를 알려주지 않기 등이 있다. 타인의 공인인증서를 사용하다가 적발된 경우 전자서명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만약 자신의 공인인증서 유출이 의심되거나, 악성코드 배포가 의심되는 웹사이트를 발견했을 경우 한국인터넷진흥원(국번없이 118)로 신고하면 조치방법 등을 안내 받을 수 있다. 불법이체 피해가 발생했을 경우에는 경찰청(112), 금감원(1332), 금융회사 콜센터에 즉시 신고해 지급정지를 요청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