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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령 스스로 정할 수 있다? 꿈 깨시라

[줄리아 투자노트]

줄리아 투자노트 머니투데이 권성희 부장 |입력 : 2014.05.31 07:14|조회 : 2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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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초 기업들의 인사가 한창일 때 아는 분이 퇴직했다. 50대 중반의 대기업 임원으로 왕성히 활동하던 터라 회사를 그만뒀다는 소식은 충격이었다. 얼마 전까지 만났을 때만 해도 그만둘만한 기미는 전혀 없었다. 실제로 그 분에게도 퇴직은 갑작스러운 일이었다. 대기업 임원이란 임시직업의 준말이라는 우스개소리가 있긴 하지만 자신이 언제든지 잘릴 수 있다고 생각하며 일하는 임원은 없을 것이다. '다른 임원 다 잘려도 나는 괜찮겠지'라는, 자신에 대한 근거없는 믿음이 인지상정이다. 따라서 정년까지 꼭 채우고 퇴직하는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누구에게나 퇴직이란 갑작스러운 일일 수밖에 없다.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퇴직은 막연히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퇴직하는 순간까지 자신은 퇴직에 잘 대비돼 있다고 생각한다. 현실은 그렇지 않다. 무엇보다 퇴직이 자신의 예상보다 빨리 닥친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월스트리트 저널(WSJ)도 최근 '퇴직에 관한 5가지 환상'이라는 글에서 사람들이 퇴직에 관해 갖고 있는 가장 큰 착각으로 자신이 생각하는 나이까지 일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근로자 복지연구소(EBRI: Employee Benefit Research Institute)가 최근 설문조사한 결과 22%가 70세까지 일하고 싶다고 답했다. 하지만 70세까지 일하는 사람은 9%에 그친다. 또 조사 대상자의 절반 가량인 49%가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빨리 일을 그만두게 됐다고 응답했는데 해고보다 더 많은 퇴직의 이유가 건강이었다. 예상보다 빨리 직장을 그만뒀다는 사람의 61%가 건강 문제나 정신적, 신체적 장애를 이유로 꼽았다.

이외에 부모님이나 배우자 등 가족의 건강 문제로 생각보다 일찍 퇴직할 수밖에 없었다는 대답도 적지 않았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치매 부모님을 간병하기 위한 중장년층의 퇴직이 늘고 있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일을 그만둬도 편안히 생활할 수 있을 만큼 돈이 있어 예상보다 일찍 회사를 그만뒀다는 사람은 26%에 불과했다.

계획보다 일찍 퇴직한다는 것은 계획보다 일찍 저축해놓은 돈을 인출해 써야 한다는 의미다. 모아놓은 돈이 넉넉하지 않으면 만 60세 이전이라도 국민연금 조기 수령을 신청해 받아써야 한다. 이 경우 국민연금 수령액이 크게 줄게 된다. 퇴직자산을 모으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퇴직을 연기해 저축하는 기간을 늘리고 저축한 돈을 인출해 쓰는 기간을 줄이는 것이란 사실을 감안할 때 예상보다 이른 퇴직은 노후를 위협하는 복병이다.

사람들이 퇴직에 대해 갖고 있는 또 다른 착각은 어렵지 않게 일자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50∼60대 퇴직자가 새로운 일자리를 찾기가 생각만큼 녹록치 않다는 점이다. EBRI의 조사에 따르면 퇴직자의 3분의 2 가량은 퇴직 후 새 직장을 찾고 싶다고 말했으나 실제로 직장을 구해 일하고 있는 사람은 27%에 그쳤다. 50∼60대 퇴직자들이 새로운 일을 찾기가 힘든 이유는 이전에 다녔던 회사의 수준과 지위, 급여 등을 기준으로 삼기 때문이다.

웨스콧 파이낸셜 어드바이저리 그룹의 수석 금융 설계사인 캐서린 시버는 "퇴직자들은 보통 과거에 했던 일과 비슷한 일을 찾는다"며 "문제는 그들이 생기발랄한 젊은 구직자들과 경쟁하기가 어렵다는 것과 고용주들은 경험에 돈을 지불하는데 그리 적극적이지 않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다시 일하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면 비록 전직이 기업 임원이었거나 대학 교수였다 해도 학원 강사나 아파트 경비원, 택배 기사로라도 감사하며 일하겠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결국 퇴직 계획을 세울 때 기본이 되는 퇴직 연령이 의미가 있으려면 첫째는 나 자신과 가족이 건강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최고의 노후 대비는 건강관리다. 둘째는 나이가 들면 지금보다 좀더 험한 일이라도, 더 나쁜 조건의 일이라도 감지덕지라는 생각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야 퇴직 계획을 세우며 정해놓은 '65세까지 일해야지'라는 결심은 당신만의 착각일 뿐이다. 당신의 건강은, 혹은 당신의 고용주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있을 수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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