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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면칼럼]KB금융 전산갈등의 이면

박종면칼럼 머니투데이 박종면 더벨대표 |입력 : 2014.06.02 05:57|조회 : 5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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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9년 강정원 행장 시절 국민은행 차세대 전산시스템 선정 당시 한 사외이사는 기종선정위원회 실무자들에게 압력을 행사해 징계를 받았다. 그는 IBM에서 10여년 근무한 경력이 있었다. 당시 금융권에서는 은행장과 일부 사외이사의 지원 덕분에 특정업체가 선정됐다는 얘기가 파다했다.

KB금융이 다시 주전산기기 교체를 둘러싸고 심한 갈등을 겪고 있다. 기존의 IBM 메인프레임 시스템을 고수할 것이냐 아니면 오라클 휴렛팩커드 등의 유닉스 기반으로 갈 것이냐는 갈등이다.

국민은행 전산시스템 교체를 둘러싸고 회장과 은행장, 은행장과 이사회, 은행장과 국민은행 임원들 간 갈등의 이면에는 근본적으로 IBM 오라클 HP 등 다국적 IT회사들 간의 다툼이 있다. 전산시스템 교체 작업은 최소 2000억~3000억원이 소요되는 거대 프로젝트다. 여기에다 매년 거액의 유지보수비가 들어간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주전산기 교체는 천문학적 이권사업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싸움에 등장하는 관련자들 중 누군가는 거절할 수 없는 곳으로부터 청탁이나 압력을 받고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도 배제해선 안된다. 금융감독원은 이럴 가능성을 감안해 관련자들에 대한 계좌추적을 하고 있지만 면피용에 그칠 것이다. 빅브라더는 순진하게 일을 처리하지 않는다. 과거 사례만 봐도 몇 년 뒤 사업권이나 자리를 주는 식으로 보상을 하더라.

국민은행 이사회가 지난주 진통 끝에 주전산기 교체작업을 잠정 중단하고 금융감독원 검사 결과가 나온 뒤 다시 논의키로 했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

이번에 그룹 수뇌부가 양분됐다는 점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우선 임영록 회장과 이건호 행장 및 정병기 감사가 서로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 이건호 행장과 국민은행 이사회도 갈 때까지 가버렸다. 지난달 국민은행 이사회에서는 은행장과 감사를 제외한 8명 전원이 감사보고서 채택을 거부했다.

더욱이 이건호 행장과 은행 임원들 간 신뢰도 무너졌다. 이 행장의 입장이 반영된 감사보고서에서는 ‘내부 임직원이 지주사 등 외부세력에 추종하여 보고사항을 고의로 왜곡하는 등의 집단행동을 한만큼 엄중 문책해야 한다’고까지 지적하고 있다. 이건호 행장은 다수의 은행 임원들이 지주사 편을 든 것에 분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임영록-이건호 체제’는 출범한 지 채 1년도 안됐다. 남은 임기만 2년 이상이다. 갈등과 불신을 안고 남은 2년을 갈 수는 없다. KB금융은 판을 다시 짜야 한다. 지배구조를 다시 짜는 일은 이사회 몫이지만 이사회 자체가 갈등의 중심에 있기 때문에 적임이 아니다.

그렇다면 감독당국이 나서야 하는 데 이게 여의치 않다. 전산시스템 교체 관련 검사는 내부통제를 중점적으로 보고 있다. 조만간 나올 검사결과를 봐야겠지만 고객피해가 있는 것도 아니어서 문책적 경고 등 중징계를 내리긴 어렵다. 신용카드 개인정보 유출 건을 빌미로 임영록 회장이나 이건호 행장을 중징계할 수도 없다. 세월호 참사 여파에 개각을 앞둔 시기여서 금융당국에 힘도 실리지 않는다. 이번 갈등의 이면에 이권개입 같은 정치적 배경이 있다면 검사가 용두사미로 끝날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

결국 KB금융 사태는 심각한 내홍과 갈등, 상호불신에도 불구하고 어정쩡한 봉합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이게 최악의 시나리오다. 이 경우 2만여 KB맨들의 집단적 냉소주의와 경영진에 대한 극단적 불신을 치유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 되고 만다. KB금융은 신용카드 고객정보 유출 사고 때 보다 더 많은 것을 이번에 잃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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