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 봉지에 개인정보 술술 'NO'

#A씨는 붕어빵을 사먹다가, 빵을 담은 종이봉지에 이름과 주민등록번호가 빼곡히 적혀있는 것을 발견했다. 심지어 금융거래, 과세 내역까지 적힌 종이봉지도 발견됐다.


황당한 일이지만 10여년 전 실제 발생했던 사건이다. 당시 공공기관 등이 개인정보가 담긴 문서를 절차에 맞게 폐기하지 않았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후 공공기관, 금융사는 물론 일반기업까지도 '종이문서' 관리가 더욱 철저해지기 시작했다. 최근 기업용 복합기를 취급하는 한국후지제록스, 캐논코리아비즈니스솔루션 등도 자체 보안 솔루션을 개발, 홍보하는 이유기도 하다. 이제는 파쇄뿐만 아니라 문서를 출력할 때부터 보안을 강화하고 있는 것. 소규모 업체까지도 고객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책임이 커지고 있어, 문서보안솔루션 수준을 정기적으로 점검해보는 일도 필요하다.

◇문서 유통과정 증거로 명확히, 출력 위해 지문인식까지

지난달 열린 한 보안업계 행사에서는 복합기를 다루는 캐논코리아비즈니스솔루션도 참가했다. 문서보안 솔루션을 소개하기 위해서다. 당시 캐논이 선보인 보안 솔루션은 출력물의 이미지 로그 및 사용 로그 저장이 가능한 제품이다. 문서가 유출되었을 때 추적할 수 있는 증거들을 남겨놓는 장치인 것.


캐논이나 후지제록스 등이 선보이는 대표적인 문서보안솔루션이 바로 이같은 사전결재, 사후보안 시스템이다. 문서의 유통과정을 명확히 해 내부 유출이 발생했을 때 추적할 수 있다. 개인정보가 포함된 문서의 경우, 상위권자의 사전 결재 후 문서작업을 하도록 하거나 문서 작업 후에는 고유식별번호를 만들어 최종 작업자가 확인되도록 한다.

사무실 복합기가 공용이라는 점에 고려해, 출력을 위해서는 복합기 앞에서 바로 본인 인증을 하도록 하는 기능도 있다. PC에서 출력 버튼을 누르고 복합기로 이동하는 사이 문서가 유출되는 상황을 막을 수 있다. 주로 복합기에 설치된 카드 리더기에 IC카드를 이용해 사용인증을 하거나, 지문인증을 하도록 설치돼 있다.

사용자 PC에 별도의 프로그램 설치가 필요 없는 문서보안솔루션은 복합기 외 프린터에도 동등한 보안을 설정할 수 있어 사용도 편리하다.

◇공공기관 등 이미 도입, 내부자 유출 예방에 기본

한국후지제록스는 지난해 3월 서울시청 문서보안 솔루션 등 통합문서관리서비스(MPS) 구축하면서 '문서보안 기능'을 강화했다. 사원증 혹은 지문으로 인증 과정을 거쳐 허가된 직원만 복합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제한하는 방식이다.

이밖에도 복합기나 프린터 사용에 관한 모든 로그 정보 및 문서 자체를 스토리지에 자동저장하는 솔루션도 도입했다. 사용자 인증→복합기 사용→각종 정보저장의 3단계로 이뤄지며 이 과정에서 누가, 언제, 몇 장을 출력했는지에 관한 작업 로그 기록이 저장된다.

또 기밀 정보로 분류된 문서는 아예 출력할 수 없도록 하거나 문서가 유출되더라도 사용자의 출력현황과 출력한 문서 이미지를 검색, 정보 유출자를 쉽게 찾아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보 유출사고 경로를 보면, 내부자 유출 비중이 가장 높은 만큼 출력물에 대한 보안은 기본"이라며 "공공기관은 물론 대부분 대기업들은이 문서관리시스템을 정비하면서 기본적으로 보안 솔루션을 도입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특히 금융사의 경우 문서에 표시된 이름이나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의 경우 출력시 무조건 별표 처리되는 방식으로 더욱 강력한 보안 솔루션을 운영하기도 한다.

이에 따라 보안업체 뿐만 아니라 문서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캐논 등 복합기 업계도 HW(하드웨어) 뿐 아니라 보안솔루션도 적극적으로 자체 개발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