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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클릭]이인임은 새누리 초선의원에게 뭐라 할까

[the300]'순둥이' 새누리 초선 의원들의 변화

현장클릭 머니투데이 김태은 기자 |입력 : 2014.06.13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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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누리당 이현재 의원 등 초정회(새누리당 초선의원들 모임) 소속 의원들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정기국회 정상화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초정회 의원들은 민주당을 향해 "헌법과 국회법이 정한 정기국회가 하루 속히 정상화될 수 있도록 즉각 의사일정 협의에 응하라"고 촉구했다. 2013.9.9/뉴스1
새누리당 이현재 의원 등 초정회(새누리당 초선의원들 모임) 소속 의원들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정기국회 정상화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초정회 의원들은 민주당을 향해 "헌법과 국회법이 정한 정기국회가 하루 속히 정상화될 수 있도록 즉각 의사일정 협의에 응하라"고 촉구했다. 2013.9.9/뉴스1
"세상을 바꾸려거든 힘부터 기르세요. 고작 당신 정도가 때려 준다고 바뀔 세상이었으면 난세라 부르지도 않습니다."

지난 13일 새누리당 지도부가 새누리당 일부 초선의원들의 '못말릴 행동'을 만류하며 했을 법한 말일까요. 요즘 장안의 화제 '드라마 정도전'에서 노회한 정치꾼 이인임의 촌철살인 대사입니다. 드라마 정도전의 작가는 10년 넘게 국회 보좌관 생활을 한 경험을 토대로 정치 경험이 많은 다선 의원을 모델로 이인임을, 자신이 함께 일하던 초선의원을 모델로 이성계의 대사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새누리당 초선의원 모임인 '심지회' 소속 김상민, 민현주, 윤명희, 이재영, 이종훈, 이자스민 의원이 문창극 총리 후보의 즉각 사퇴와 청와대 인사시스템 손질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당초 10명으로 시작된 이 성명서는 그러나 이완구 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기자회견을 말아 달라며 만류에 나서자 4명은 물러나고 6명만 이름을 올렸습니다.

당 지도부, 더 나아가 청와대의 뜻을 거스르는 것으로 보일 수 있는 대담한 결정을 끝까지 강행한 6명의 새누리 초선의원들은 다소 뜻밖의 인물들입니다.

'박근혜 키드'라 불리며 청년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김상민 의원이야 최근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하면서 간간히 목소리를 높여왔으나 나머지 의원들은 사실 그동안 튀는 행동과는 거리가 먼 '순둥이' 의원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비단 이들 뿐 아니라 19대 국회는 역대 어느 국회보다 초선 국회의원들의 '제 목소리 내기'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 새누리당 내 전반적인 의견이었습니다. 새누리당의 4선 중진의원은 "17대, 18대와 비교해 19대 초선 의원들은 너무 점잖다"며 "현장에 가보면 순둥이들만 모아놓은 것 같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18대 국회만 하더라도 당시 초선 의원들이 주축이 된 '민본21'이 당 전면에 나서 재창당 수준의 당 쇄신을 요구하는 등 인상적인 활동을 펼쳤습니다. 그에 비해 19대 국회에서는 초선 의원들이 그 존재감을 거의 드러내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이들 '6인의 초선'이 당 지도부를 거스르고 행동에 나선 것이 예상치 못한 충격으로 다가온 이유입니다.



더구나 민현주 의원은 당 대변인을, 이재영 의원은 당 중앙청년위원회 위원장과 여의도연구소 청년정책연구센터장을 맡고 있어 이른바 당내 '주류'에 속한다고 여겨집니다. 이들은 그러나 "할 말은 해야 할 것 같아서" 주류와는 다른 행동을 택했습니다.

이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새누리당 지도부는 보란듯이 '문창극 구하기'에 나섭니다. 14일 새누리당 주요 당직자회의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교회 강연 영상을 시청하며 문 총리 후보자의 발언이 왜곡됐다고 두둔하기 위해섭니다.

아마도 "그대 또한 잠시나마 허튼 기대에 부풀었겠지만 앞으로 이것만은 기억하면서 사시오. 세상은 그렇게 쉽게 바뀌는 것이 아닙니다"라는 이인임의 또다른 대사를 속으로 읊조리지 않았을까요.

그러나 '6인의 초선'들은 드라마 정도전의 또 다른 인물 이성계의 대사를 곱씹어 봤으면 좋겠습니다. "나무를 꺾는 것이 바람이고, 바위를 깎는 것이 파도일세. 부딪혀 보기도 전에 포기부터 해서야…힘이 아니라 용기가 없어 보이네만."

정치인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초선 국회의원 시절은 정치계 입문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초짜' 정치인이 쟁쟁한 선배 정치인들과 당, 청와대 등 권력의 압박 속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은 많은 용기를 필요로 합니다.

그러나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과정에서 정치인으로서의 존재감을 만들어 나가는 것은 물론 향후 자신이 걷게 될 정치의 길을 만들어 나가게 됩니다. 스스로의 목소리를 내는 그 용기가 민의를 대변하는 정치인의 가장 중요한 자질 중 하나이기 때문에 초선 의원들에게 더욱 더 기대하게 되는 부분이라는 겁니다.


한 새누리당 초선의원은 "국회의원 처음 1년은 배우는 자세로, 2년 차 때는 박근혜 정부 출범에 누가 되지 않기 위해 목소리를 내는 것을 자제했다"면서 "19대 국회 후반기부터는 할 얘기는 하고 목소리를 낼 때는 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반성 아닌 반성을 하기도 했습니다.

지금도 망설이는 초선 의원들이 있다면 이인임의 이 대사 때문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정치하는 사람에겐 딱 두 부류의 인간이 있을 뿐이네. 하나는 적 그리고 다른 하나는 도구." 노회한 정치 선배들로부터 적이 될까 두려워 차라리 도구가 되길 선택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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