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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IL, 이라크-시리아 국경 거점 장악...긴장 고조(상보)

알카임, 아나, 라와 등 유프라테스강 거점 점령..."새 정부 구성해야" 말리키 정부 위기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차예지 기자 |입력 : 2014.06.22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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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급진 수니파 무장단체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 또는 ISIS)가 이라크-시리아 국경의 주요 거점을 장악했다.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는 결사항전에 나설 태세로 이라크 내전을 둘러싼 긴장감이 한층 더 고조됐다.

이런 가운데 국제시장에서는 원유 가격이 고공행진하며 세계 경제에 불안감을 조성했다.

2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이라크 군 대변인인 카심 아타는 이날 ISIL이 이라크와 시리아 간 국경 도시인 알카임을 장악했다고 밝혔다. 현지 매체들은 이 과정에서 이라크 정부군 30명가량이 숨졌다고 전했다. ISIL에 밀린 국경 경비대는 검문소를 포기하고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바그다드에서 서쪽으로 320km 떨어진 알카임은 라비아, 알왈리드와 함께 이라크와 시리아를 잇는 국경의 3대 거점 가운데 한 곳이다. 유프라테스강 북쪽의 라비아는 이미 쿠르드 자치정부 군에 장악됐다. 서남쪽에 있는 알왈리드의 상황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라크 정부군의 통제력이 약해진 상태다.

ISIL은 알카임을 장악함으로써 시리아에서 이라크 서부로 병력과 무기를 쉽게 들여올 수 있게 됐다. ISIL은 이라크와 시리아를 통합한 수니파 국가를 수립한다는 목표로 최근 시리아 동부지역에서 빠르게 세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라크에선 제2도시 모술을 장악한 채 바그다드를 위협하고 있다. ISIL은 이 과정에서 달아난 이라크 정부군의 무기를 접수하고 은행을 약탈해 활동자금을 끌어 모았다.

FT는 ISIL이 지금까지 이라크와 시리아가 맞닿은 북서쪽 국경에서 이란과 맞댄 국경 인근 도시인 잘룰라에 이르기까지 반경 1000km에 이르는 지역을 손에 넣었다고 지적했다.

이라크 매체인 알마다와 현지 주민들에 따르면 ISIL은 이날 알카임에 이어 인근 도시인 아나와 라와도 장악했다. 세 곳 모두 유프라테스 강가에 있는 전략적 요충지다. ISIL이 인근에 있는 하디타 댐까지 차지하면 이라크는 전력대란에 직면할 수 있다.

반군의 공세 수위가 높아지자 이날 이라크 곳곳에서는 정부 편에 선 민병대 수천 명이 기관총과 로켓포 등으로 중무장한 채 행진하며 결사항전 의지를 과시했다.

이라크 시아파 정부는 누리 알 말리키 총리가 퇴진 위기에 직면해 입지가 위태로워졌다. 이라크 시아파 최고성직자인 아야톨라 알리 알 시스타니는 전날 새 정부 구성을 촉구하며 말리키 총리를 압박했다. 아야톨라 시스타니는 "다양한 정치 진영이 국민들의 폭넓은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정부를 빨리 구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의 실수를 피해야 한다"며 말리키 총리와 그의 시아파 정부를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말리키 정부는 그동안 시아파 독재로 소수 수니파의 저항을 자극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미국 정부도 이라크 정치권에 내전을 피하려면 조속히 새 정부를 구성하라고 촉구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전날 CNN과의 회견에서 "이라크는 시간이 별로 없다"며 "종파 간 분열을 봉합하지 않는 한 이라크의 통합을 유지시켜줄 미국의 군사 지원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라크 최대 정유시설이 있는 바이지에서는 전날까지 정부군과 반군의 교전이 계속됐다. 바이지의 정유시설은 포성 속에 지난 18일 폐쇄됐다.

이 여파로 이라크 국영 석유회사인 노던오일컴퍼니는 하루 원유 생산량을 종전 65만배럴에서 30만배럴로 줄였다고 밝혔다. 이 회사의 감산은 2003년 이후 처음 있는 일로 국제 유가 상승을 부채질할 전망이다. 국제 유가 기준물인 북해산 브렌트유는 지난 19일 배럴당 115.06달러로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1주일 새 2% 넘게 올랐다.

영국 경제 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21일자 최신호에서 "이라크 내전에 따른 원유 가격 상승폭은 아직 제한적이지만 장기적인 영향은 더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사우디아라비아가 증산에 나서고 미국이 전략비축유를 풀 가능성이 있지만 산유량과 국제유가는 세계가 기대하는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을 수 있다며 장기적인 전망은 암울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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