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원하는 모바일 쇼핑 서비스, 그들은 알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쇼핑을 즐기는 소비자들이 급증하면서 월 모바일 쇼핑 거래액이 1조원을 넘어섰다. /사진제공=티몬

G마켓 G9사업실 소속 30여 명의 카테고리 매니저들은 하루 종일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지 않는다. 수 만 개 인터넷 쇼핑몰 상품 중 모바일 앱에 보여줄 2000개만 선별하는 작업이 생각보다 까다롭기 때문이다.


젊은 소비자들이 쉽게 지갑을 열 수 있는 상품, 오늘 구매하고 내일 또 살 수 있는 상품, 월드컵·올림픽 등 사회적 이슈가 되는 상품을 간추리고 또 간추린다. 1년 치 상품 판매 일정이 모두 잡혀 있지만 수시로 등장하는 이슈나 경쟁사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해 상품 구색을 수시로 바꾸는 일도 다반사다.

모바일 쇼핑시장이 월 1조원대로 급성장하면서 유통업계 대응도 분주하다. 모바일 매출은 유일하게 고속 성장하고 있는 분야여서 유통업계가 특히 공을 들이고 있다.

송승선 롯데마트 온라인사업부문장은 "모바일 쇼핑 경쟁에서 이겨야 급변하는 유통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며 "온라인 쇼핑몰에 이어 대형마트와 백화점까지 모바일 경쟁에 뛰어드는 이유도 바로 잠재 고객이 엄청 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찾아라"…화끈한 큐레이션 전쟁=유통업계의 고민은 PC에 비해 작은 화면에 있다. 이 때문에 스마트폰에서 쇼핑하는데 불편하지 않도록 최적의 상품만 선별하는 '큐레이션'이 가장 중요하다는 평이다. 큐레이션은 상품기획자들이 모바일에 최적화된 상품을 엄선해 고객에게 추천하는 서비스. 그러나 작은 화면은 오히려 기회가 될 때도 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지나치게 많은 상품정보와 가격비교에 피로감을 느낀 소비자들이 깔끔한 정보를 제공하는 모바일로 전환할 수 있기 때문이다.

G마켓의 G9 외에도 옥션과 11번가도 각각 수 십 명의 전담 MD팀이 모바일로 보여줄 상품을 선별하는 작업에 열중이다. 소셜커머스 업계가 이미지와 텍스트 대신 동영상으로 상품을 소개하는 것도 큐레이션의 업그레이드다. 티몬의 '먹방TV'와 CJ오클락의 '비디오클락' 등이 대표적이다.


개인 맞춤형 상품 추천 서비스도 등장했다. 쿠팡은 업계 최초로 '플리킹'(화면을 좌우로 쓸어 넘기면 페이지가 전환되는 방식) 기법을 도입했고, 티몬은 위치추적시스템(GPS)을 통해 고객 주변의 지역상품을 추천하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데이터 요금지불부터 오프라인 픽업서비스까지=모바일 전용 할인쿠폰이나 상품기획, 당일배송은 이제 기본이다. 모바일 쇼핑에 사용되는 데이터 요금을 대신 내주는 유통업체까지 나왔다. 11번가는 올 초 모바일 쇼핑족들의 데이터요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데이터 프리' 제도를 도입했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도 지난달 모바일앱으로 접속한 고객에게 데이터 요금을 대납해주는 이벤트를 실시했다.

11번가 관계자는 "데이터 프리제도를 도입한 후 모바일 고객수가 2배 정도 늘었고 매출 비중도 20%에서 30%로 뛰었다"고 밝혔다.

더 편한 결제기술도 모바일 쇼핑의 관건이다. G마켓과 옥션은 결제 시 복잡한 프로그램 없이 카드번호 한 번만 입력하면 언제든지 바로 결제할 수 있는 '스마일페이'를 도입했다. 카드사가 선보이는 '앱카드'도 대부분의 모바일 앱에서 결제가 가능하다.

롯데백화점은 계열사인 롯데닷컴과 손잡고 '스마트 픽' 서비스도 선보였다. 스마트픽 서비스는 모바일로 상품을 구매하고 롯데백화점 점포에서 상품을 찾는 서비스다. 사이즈나 색상을 즉석에서 바꿀 수 있어 인기가 좋다.

롯데닷컴 모바일 앱을 통해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가 백화점 매장에서 제품을 수령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백화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