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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한 목숨 되살리는 직업, 감사인사? 기억에 없다"

[경찰청 사람들]한강경찰대 수색2팀 강동구 경사

경찰청사람들 머니투데이 이창명 기자 |입력 : 2014.07.06 08:00|조회 : 46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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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경찰대 수색2팀 강동구 경사(36)/사진=최부석 기자
한강경찰대 수색2팀 강동구 경사(36)/사진=최부석 기자
지난해 7월 성재기 남성연대 대표가 한강에 투신한 사건이 발생했다. 여론의 관심이 집중됐지만 성 대표의 시신은 좀처럼 발견되지 않았다. 투신한 지 나흘이 지나서야 시신이 떠올랐다. 그사이 한강경찰대 대원들은 쉴 새도 없이 새까만 한강 물속을 손으로 뒤척이며 뒤지고 다녔다.

한강경찰대 수색2팀 소속 강동구 경사(36)는 1년에 수십 차례 이런 일을 겪는다. 지난해 한강경찰대가 한강에서 건져 올린 변사체만 208구. 지난달인 상반기까지 벌써 122구. 대부분 스스로 목숨을 끊기 위해 한강에 몸을 던진 사람들이다. 강 경사를 비롯한 한강경찰대원들은 주로 이 같은 업무를 하고 있다.

한 때 한강경찰대가 경찰들 사이에서 '꿀보직'으로 불리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해마다 자살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대원들은 몸이 2개라도 모자랄 지경. 한강경찰대를 찾아간 지난 4일에도 김광재 전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58)이 한강에 투신해 숨져 한강경찰대원들이 인양했다. 그만큼 한강경찰대원들에게 투신자살은 일상이다. 그래서 한강경찰대의 주 업무는 삶을 포기한 이들조차 되살려내 다시 사회로 보내는 일이다.

이번 달로 한강경찰대에서 근무한지 2년이 됐다는 강 경사는 대학시절 해수욕장에서 수상안전요원으로 근무했던 경험을 앞세워 이곳에 지원했다. 하지만 한강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을 줄은 몰랐다. 해수욕장에서 몇 년 동안이나 근무를 했을 때도 시체를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가장 힘든 일은 온몸을 던져 구한 사람들이 오히려 자신을 원망하는 것이다.

"운이 좋으면 투신한 사람을 숨지기 전에 구할 때가 있어요. 하지만 이분들한테 고맙다는 말은 사실 거의 들어본 기억이 없어요. 그런 말을 듣기 위해서 일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편으론 내가 잘못한 건 아닌가란 생각도 들더라고요. 하지만 지금은 이 사람들이 얼마나 힘든 삶을 사고 있는지 짐작하면서 위안을 삼고 있습니다."

한강경찰대 수색2팀 강동구 경사(36)가 지난 4일 신고를 받고 출동하기 준비하고 있다. /사진=최부석 기자
한강경찰대 수색2팀 강동구 경사(36)가 지난 4일 신고를 받고 출동하기 준비하고 있다. /사진=최부석 기자
속상한 일은 이뿐만 아니다. 한번은 강 경사가 한강에 투신한 50대 여성을 건져낸 적이 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 여성은 한 달 전쯤에도 동료대원이 구해낸 여성이었다. 훼손된 시체를 건져냈는데 확인해보니 동료대원의 친한 친구로 밝혀진 적도 있다. 결국 이 일을 겪고 나서 이 대원은 다른 곳으로 떠난 적도 있다.

그래도 물론 종종 보람을 느낄 때가 있다. 강 경사도 특별한 경험을 갖고 있다.

"한번은 부모와 다툰 중학생이 투신한 적이 있어요. 신고가 일찍 들어온 덕분에 학생을 살렸죠. 지금도 그 친구 부모님들이 종종 저를 찾아와요. 지금 아들이 아주 잘 지내고 있다면서요. 그럴 때 한강경찰대에서 근무한다는 게 가장 뿌듯하죠."

여름이 다가오면서 한강경찰대는 다시 비상이다. 여름철엔 평소보다 많은 신고가 들어와서다. 강 경사도 여름철 금요일과 토요일 저녁이 가장 긴장된다고 말한다. 강 경사가 느끼기에 최근 20~30대 젊은이들의 투신 사례가 눈에 띄게 늘었다.

"요즘엔 다시 자살률이 좀 낮아졌다고 하는데 이곳에 있으면 잘 모르겠어요. 특히 제가 체감하기에 젊은이들의 투신이 너무 많다는 거예요. 왜 이렇게 어린 나이에 삶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늘었을까. 너무 안타깝습니다."

마지막으로 강 경사에게 자살을 고민하는 젊은이들에게 한 마디만 해달라고 부탁했다.

"투신한 사람들이 가장 먼저 하는 행동이 뭔지 아세요? 바로 살기 위해 발버둥 치는 겁니다. 생각보다 늦게 사고지점에 도착했을 때도 생존해 있는 분들이 있죠. 본능적으로 헤엄을 치고 살기 위해 버티는 거죠. 죽으려고 뛰어내린 사람들도 막상 가면 그렇더라고요. 이런 걸 보면 결국엔 어쨌든 버티며 살아보는 게 낫지 않겠어요? 전 그렇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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