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롯데월드' 무료주차·상품배송 금지…무리한 대책 논란

서울 송파구 잠실 제2롯데월드(롯데월드타워) 조감도/사진제공=롯데그룹

서울시가 백화점과 면세점으로 구성된 저층부 임시개장을 요구하는 송파구 '제2롯데월드(롯데월드타워)'의 교통 대책으로 '주차장 완전 유료화'와 '배송 금지'를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 백화점 등 유통업계는 '5만원 이상 구입 시 3시간 무료 주차' 식으로 일정 금액 이상 구매 고객들에게 주차료를 받지 않고 있는데 주차장을 유료로 운영하면 금액을 떠나 고객들의 반감이 상당해 영업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10일 서울시에 따르면 제2롯데월드 백화점과 면세점 등 저층부 임시개장에 따른 교통량 감축 대책의 일환으로 고객 무료 주차 금지와 배송 금지를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123층짜리 고층부가 아닌 저층부라도 개장을 하면 평일 퇴근시간(오후 5~6시)과 공휴일(오후 6~7시) 시간당 4500대 안팎의 신규 교통량이 발생할 것"이라며 "이 수준의 교통량은 심각한 교통난을 부를 수 있어 주차장 완전 유료화와 배송 금지 같은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무료 주차권 발행 금지는 물론 백화점이나 면세점이 일정 금액 이상 구매 한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무료 주차 서비스도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차장을 무조건 유료로 운영하라는 것이다.


서울시는 이와 함께 저층부의 백화점과 면세점, 대형마트 등의 상품 배송 차량을 없애는 것도 교통량 감소에 긍정적이라며 배송을 아예 금지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의 이 같은 교통 대책에 대해 롯데그룹은 당혹스런 모습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롯데월드타워) 교통 대책은 상당히 중요한 사안인만큼 서울시와 긴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서울시가 추가로 검토하고 있는 대책이 있다면 자세히 확인한 후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롯데그룹은 이미 서울시와 △잠실역 사거리 지하보행광장 조성(완료) △잠실길 지하차도 건설(완료) △교통체계 개선 사업, 첨단 교통안내 시스템 구축(진행중) △잠실역 버스환승센터 설치(공사중) △탄천변 동측 도로 확장공사(협의중) △올림픽 대로 하부 미연결구간 도로 개설(협의중) 등을 합의했으며 이번 대책은 예기치 않게 불거져 나온 것이다.

일부에서는 서울시의 이들 대책이 유통 영업의 현실을 전혀 모르는 처사라는 목소리도 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 영업은 VIP들이 전체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는데 이런 고객들에게 발렛파킹 서비스는 해주지 못할 망정 주차비를 따로 내라고 한다면 누가 롯데월드타워에 쇼핑을 하러 가겠느냐"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쇼핑은 고객의 심리를 잡는 것이 중요한데 금액과 관계없이 주차비를 부과한다면 쇼핑시간이 크게 줄고 매출에도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밝혔다.

상품 배송을 금지하는 것도 롯데월드타워 매출에 큰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특히 면세점은 고객들이 매장에서 구입한 제품을 직접 가져가지 못하고 공항에서 받아야 하는데 상품 배송을 금지하면 면세점 영업을 하지 말라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설이나 추석 대목 때는 배송 매출이 절대적으로 높아지는 백화점과 대형마트도 매출 타격도 불가피하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의 상품 배송은 교통량을 많이 유발하기보다는 고객 서비스차원이 강한데 서울시가 왜 이런 것까지 규제하려는지 모르겠다"며 "백화점은 점포당 하루 6대의 배송차량이 3번씩 18차례 운행하며 대형마트는 점포당 4대의 차량이 하루 4번씩 16차례 운행하는데 이 정도 교통량이 과연 상품 배송을 금지할 수준이냐"고 밝혔다.

한편 서울시는 제2롯데월드 저층부 임시개장과 관련해 실시한 별도의 교통수요조사 결과도 이달 말 발표할 예정이다. 서울시 교통영향평가에 따르면 제2롯데월드가 완공되면 공휴일 7266대와 평일 퇴근시간 7078대의 신규 교통량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제2롯데월드 전체 개장에 따른 교통영향평가는 마무리됐지만 임시개장에 따른 교통수요조사를 별도로 진행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