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은행 사태…유로위기 악몽 재현되나

머니투데이

차예지 기자

10일 포르투갈 증시./사진=블룸버그

포르투갈 최대 은행인 방코 에스피리토 산토(BES)의 회계부정에 따른 충격으로 유로존 국가에서 금융 불안이 고조됐다.

BES는 10일(현지시간) 주가가 17% 폭락한 뒤 거래가 중단됐다. BES의 지주회사 에스피리토 산토 인터내셔널(ESI)은 13억유로에 달하는 회계 부정을 저지렀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이날 BES의 주가가 폭락한 후 포르투갈 증권 당국은 이 은행의 주식 거래를 정지시켰다.

BES의 주가는 지난 5월 BES의 모회사인 에스피리토 산토 인터내셔널(ESI)이 13억유로(약 1조8000억원)에 달하는 회계 부정을 저지른 것이 감사를 통해 적발되면서부터 하락 압력을 받기 시작했다.

이 소식에 리스본 증시 PSI 20 지수는 4.2% 급락했으며 범유럽권 지수인 스톡스 유럽600 지수는 1.1% 하락 마감했다. 포르투갈과 이탈리아, 스페인에서 은행들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포르투갈 국채 10년물 금리는 0.21%포인트 상승한 3.985%를 나타냈다.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미국·독일 국채와 금값은 강세를 보였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1bp 내린 2.536%를 기록했다. 이로써 10년물 국채수익률의 4거래일간 하락폭은 지난 5월 말 이후 최대를 나타냈다. 독일 국채 10년물 가격은 2년 만의 최고치를 나타냈다. 엔화도 5개월 최고치로 치솟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날 성명에서 포르투갈이 "위기 타개 능력이 있다고 본다"면서도 포르투갈 금융 시스템에 "여전히 허점이 있다"고 경고했다.

포르투갈 경제가 회복세를 띠면서 최근 국채 발행에 성공하는 등 3년 만에 구제금융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으로 평가받았지만 이번 사태로 여전히 불안 요소가 남아 있음을 보여줬다. 포르투갈 당국은 BSE 사태가 지주회사에 한정돼 은행 업무에는 지장이 없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시장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포르투갈 금융시장 불안에 미국 증시도 하락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0.42%, S&P500지수는 0.41%, 나스닥지수는 0.52% 내린 채 장을 마쳤다.

11일 일본 증시도 하락 출발했다. 닛케이225지수는 전날보다 0.7% 하락한 1만5102.59로 거래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