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회장 '맞춤전략' 효과… 현대·기아차 러 월간판매 1위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3월 슬로바키아 질리나에 위치한 기아차 현지공장의 생산현장을 방문하고, 유럽 전역에 공급되는 현지전략차종의 생산 품질을 임직원들과 함께 점검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기아자동차

현대·기아자동차가 러시아 시장에서 사상 처음으로 월간 판매 1위를 차지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품질경영’과 ‘맞춤전략’이 러시아 소비자들에게 통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현대·기아차가 연간 판매 1위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1일 유럽기업인연합회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러시아 시장에서 총 3만3777대를 판매해 부동의 1위였던 현지업체 아브토바즈의 승용차 브랜드 라다(3만114대)를 넘었다. 현대차 (250,000원 ▼2,500 -0.99%)는 1만6754대를, 기아차 (116,600원 ▲400 +0.34%)는 1만7023대를 각각 판매했다.

현대·기아차의 판매 호조는 현지 공장에서 생산 중인 전략 모델 '쏠라리스'(국내명 엑센트)와 '리오'(국내명 프라이드)가 견인했다. '쏠라리스'와 '리오'는 지난달 각각 1만565대와 8696대가 판매돼 러시아 베스트셀링 2, 3위를 기록했다.

두 차종의 인기를 바탕으로 현대·기아차는 올 들어 러시아시장이 7.8% 축소된 상황에서도 지난해와 비슷한 18만3547대를 판매했다. 특히 ‘리오’는 판매량을 전년대비 7% 늘렸다. 반면 같은 기간 아브토바즈는 15% 감소하며 점유율을 잃고 있다.

쏠라리스 /사진제공=현대자동차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업계는 정 회장의 ‘품질경영’과 ‘맞춤전략’이 통했다는 반응이다. 정회장은 지난 3월 러시아를 방문, 현지 생산법인에서 현지 생산품질 및 판매전략을 점검했다. 특히 정 회장은 러시아 공장에서 ‘쏠라리스’의 양산 준비상황을 살피며 직접 품질을 점검했다.

방문 당시 정 회장은 "올해부터는 유럽 시장의 수요가 증대되고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과거 성과에 안주하지 말고 생산과 판매 전 분야에서 전열을 재정비해 새로운 경쟁을 준비하자"며 현지에 맞는 전략 찾을 것을 당부했다.

정 회장의 ‘품질 경영’은 러시아 정부에서도 인정받았다. 지난달 현대차 러시아 공장은 '러시아 국가품질상 시상식'에서 대기업 부문 대상을 받았다. 러시아 내 외국계 기업이 대상을 수상한 것은 현대차가 처음이다. 현대차는 품질 경쟁력은 물론 경영 리더십과 철학 등 다방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외에도 현대차는 러시아 시장 내 중장기적인 브랜드 인지도 및 이미지 제고를 위해 마케팅, 판촉활동도 강화했다. 현재 현대차는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300m 떨어진 시내 중심가에 러시아 자동차업계 최초로 브랜드숍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 현대차는 ‘에쿠스’, ‘제네시스’ 등 고급 차종을 전시하고, 시승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 러시아 고객들이 현대차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도록 현대차그룹의 성장과정과 콘셉트카의 개발 이력을 소개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현재 현지전략 차종을 중심으로 러시아 시장 판매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며 "올해 ‘제네시스’, ‘쏘울’ 등을 출시해 판매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