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매니저가 찍은 종목 '쭉쭉 오르네'

코스피지수가 박스권을 이어가는 가운데 펀드매니저들이 사들인 종목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 펀드매니저들은 이달들어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을 팔고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종목과 건설주, 증권주 등 오랜기간 소외됐던 종목들을 주로 사들였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들어 지난 11일까지 펀드를 운용하는 투신권은 코스피시장에서 7279억원 규모를 순매도했다. 이중 삼성전자 (78,600원 ▲3,100 +4.11%)에서 빠져나간 자금만 1893억원으로 전체 순매도 금액의 26%를 차지했다. 투신권의 매도가 삼성전자에 집중된 것은 삼성전자의 향후 실적에 대한 우려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달들어 펀드 자금이 지속적으로 환매된데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라는 분석도 있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코스피시장 전체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어 시총 비율대로 팔아도 전체 투신권 매도금액의 20%는 기본적으로 삼성전자에 집중된다.

투신권은 이밖에 시가총액 10위권 내 종목인 현대차 (252,500원 ▲3,000 +1.20%)(911억원)와 현대모비스 (243,500원 ▲5,000 +2.10%)(620억원), 기아차 (116,200원 ▲300 +0.26%)(504억원), SK하이닉스 (179,800원 ▲8,800 +5.15%)(299억원)를 내다 팔았고 하나금융지주 (56,500원 ▼1,100 -1.91%)(391억원), 신한지주 (43,300원 ▼600 -1.37%)(233억원) 등 은행주도 매도했다.

반면 투신권이 이달들어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은 LG디스플레이 (10,240원 ▲110 +1.09%)로 380억원어치 사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LG디스플레이는 하반기 실적개선이 기대되는 종목으로 지난 6월에 17% 상승한데 이어 7월 들어서도 1% 넘게 올랐다.

중국인 수요로 실적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아모레퍼시픽 (145,400원 ▲3,200 +2.25%)(221억원), 강원랜드 (14,940원 ▲70 +0.47%)(219억원)는 이달들어 각각 12%대 주가가 뛰었다. 고려아연 (455,500원 ▼6,000 -1.30%)(114억원)은 장기 성장성이 유효하다는 분석으로 이달에 7% 상승했다. 아모레퍼시픽과 고려아연은 지난 11일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건설주와 증권주도 투신권의 쇼핑바구니에 포함됐다. 투신권은 대림산업 (49,600원 ▼500 -1.00%)(214억원)과 GS건설 (14,910원 ▲10 +0.07%)(140억), 대우건설 (3,675원 ▼25 -0.68%)(66억) 등 건설주를 사들였다. 이달들어 대림산업과 대우건설의 주가는 5% 안팎으로 상승했고 GS건설은 9% 넘게 급등했다.

투신권은 증권주 가운데 대우증권 (7,330원 ▼80 -1.08%)(97억원)과 삼성증권 (37,250원 ▼150 -0.40%)(84억원), 자회사로 한국투자증권을 두고 있는 한국금융지주 (65,500원 ▲900 +1.39%)(67억원)를 매수했다. 이들종목은 지난 4월부터 상승세를 이어오면서 이달들어서도 각각 6.08%와 4.18%, 9.45% 올랐다.

이밖에 그룹 지배구조 리스크 해소가 기대되는 만도 (33,300원 ▼150 -0.45%)(150억원)도 투신권의 매수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린 가운데 주가는 이달 8%대 상승했다.

박용명 한화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최근 정부의 경기활성화 대책으로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되는 종목들에 투신권의 매수세가 집중되고 있다"며 "중국 소비와 관련된 종목은 투신권의 관심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 브랜드 가치에 대한 기대감으로 앞으로도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