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개발자 취업 1순위는 車제조사…'바퀴달린 컴퓨터' 시대

SW(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모바일에서 자동차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사물인터넷(IoT)의 대표 주자로 '스마트카'가 떠오르면서 IT(정보기술)업계 뿐아니라 산업계 전방위적으로 관련 SW개발에 적극 투자하고 나선 까닭이다. 타산업과 협력은 물론 자체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인재 영입도 적극적이다.


18일 SW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개발자들이 선호하는 직장으로 현대자동차 등 자동차 제조사들이 떠오르고 있다. 스마트폰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모바일 제조업에 우수 인력이 몰리던 시대가 막을 내렸다는 것. 소위 돈이 몰리는 산업으로 SW 우수 인력도 쏠리기 마련인데, 이제는 '바퀴달린 컴퓨터'로 불리는 자동차 시장이 전장(戰場)이 됐다는 이야기다.

◇LG전자 지난해 VC본부 신설, 현대차는 자회사 설립=스마트카는 IT(정보기술)업계 외에도 자동차, 전자, 보안, 통신 등 전 산업계가 주목하는 시장이다. SW개발자들이 기존 영역을 벗어나 자동차, 전자 등 다양한 산업영역으로 진출하고 있는 까닭이다.

대표적으로 스마트폰 대응에 한 발 늦었다는 지적을 받았던 LG 전자가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7월 각 본부 산하에 흩어져있던 자동차 부품 관련 조직들을 모아 VC(Vehicle Components) 사업본부를 신설했다.

한 SW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자동차 관련 SW 행사들에 LG전자 직원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며 "그만큼 회사가 개발자들을 끌어모아서 관련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LG전자는 최근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 및 전자업체들의 커넥티드 카 개발 연합 '오픈 오토모티브 얼라이언스(Open automotive Alliance·OAA)'에 합류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커넥티드 카'는 스마트카 특징 가운데서도 차량연결성을 강조한 개념이다.

현대기아차도 2012년 차량 전자제어 전문기업 '현대오트론'을 설립, 관련 분야 독자 개발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동시에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NHN 등 IT기업들과 협력체계도 적극적으로 이어가는 모습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지난해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에서 운전자 상태 감지 시스템, 음성인식 및 스마트 내비게이션 시스템 등 신기술을 전시했다"며 "자율 주행 자동차 개발 관련 기술 공모전도 진행하면서 스마트카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세계 스마트카 시장 2018년까지 매년 6.7% 성장 예상= 스마트카 개발전(戰)은 이미 시작됐다. 가령 후방센서를 통해 안전한 주차를 돕는 기능도 스마트카 기능의 일종이다. 자동차에 탑재된 각종 전장부품이 늘어나면서 2017년에는 자동차 제조원가의 30%가 관련 비용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정도다.

스마트카 기술 영역은 인포테인먼트, 자동차 네트워크시스템과 보안, 연료최적화 장치 등 다양하다. 특히 스마트카 구현의 최종 목표인 '자동 주행 기능'을 위한 네트워크나 센서 등이 핵심적인 개발 영역으로 꼽힌다.

산업은행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스마트카 시장은 2100억달러(210조원) 규모로 2018년까지 매년 6.7%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110억달러(11조원)로 같은 기간 매년 4.2%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글로벌 기업들의 움직임은 국내와 비교할 수 없다. 독일 자동차업체 다임러는 이달 초 무인트럭을 공개하며 2025년까지 대량생산이 가능하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IT기업 가운데는 구글이 최근 인공지능 자동차용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 오토'를 공개했다. 전문가들은 무인 주행 기능까지 통제할 OS로 거듭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인텔도 2012년 1억달러 펀드를 조성, 센서, 레이더 및 카메라가 연결된 차량과 자동 주행 플랫폼 등을 개발하는데 투자하고 있다.

국내 스마트카 기술수준은 선도국인 유럽의 85%로 약 1.4년 격차가 있다는 조사 결과가 제시됐다. 조윤정 산업은행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국내 스마트카 핵심 원천기술이 미흡하고 주요 전장품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며 "인포테인먼트 등 일부 영역에 편중된 기술 개발을 여러 분야로 확장하고, 유망 중소기업 발굴하는 등 선순환 스마트카 개발 생태계를 만들어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