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축구 트렌드…"K리그, 독일·네덜란드 보고 배워라"

2014 브라질 월드컵이 독일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대회가 시작하기 전에는 유럽팀의 선전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독일과 네덜란드는 예상을 깨고 우승과 3위를 차지했습니다.


이번 월드컵은 시작 전에 말씀드렸듯 수비에 중심을 둔 경기와 빠른 역습이 승부를 갈랐습니다. 수비를 강화하다보니 스리백 전술을 선보인 팀이 많았고 대부분 좋은 성적을 거뒀습니다.

이전까지 미드필드 진영에서 패스를 돌리며 볼 점유율을 높이는 팀이 좋은 성적을 거뒀다면 이번에는 빠르고 간결한 패스로 상대 수비수 뒤를 노리는 패스가 효과를 봤습니다.

여기에 한 가지를 더하자면 준비를 많이 한 '팀'이 개인을 이기는 월드컵이었습니다. 가장 준비를 많이 한 팀으로는 독일과 네덜란드를 꼽을 수 있습니다. 이번 월드컵에는 유난히 한 번에 무너지며 대량 실점하는 경기를 많이 볼 수 있었죠. 대표적으로 독일에 당한 브라질, 네덜란드에 당한 스페인을 꼽을 수 있습니다.

브라질과 스페인도 나름의 준비를 했겠지만 상대의 패턴 분석 등에 대한 준비가 부족해보였습니다. 독일의 결승전을 보면 첫 프리킥을 앞두고 크로스, 외칠, 뮐러 등 6~7명의 선수가 볼을 감싸고 있다가 볼을 내주고 슈팅을 시도하던 장면이 있죠.


이를 비롯해 매 세트플레이마다 독일은 다른 패턴의 약속된 플레이를 펼쳤습니다.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전반전 볼 점유율을 높이며 상대를 압박한 장면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네덜란드의 역습도 마찬가지입니다. 네덜란드는 역습 전개 상황에서 약속된 플레이로 로벤, 판 페르시 등에게 볼을 넘겨줘 빠르게 상대 골문으로 향했습니다. 이런 약속된 플레이는 연습을 통해 익숙해진 것입니다. 반대로 결승전에 아르헨티나는 메시만의 원맨팀이었습니다.

상대의 약속된 플레이에 당황한 팀들은 순식간에 무너졌습니다. 알제리를 상대한 한국, 브라질, 스페인 등은 자신의 팀을 믿고 상대에 대한 대비가 부족했습니다. 이 때문에 당황하고 우왕좌왕 하다가 대량 실점을 허용했죠.

이번 우승까지 장기간 투자를 단행한 독일의 믿음은 특히 인상적입니다. 요하임 뢰브 감독은 2006 독일 월드컵에 클린스만 감독을 보좌해 코치진으로 나섰고 2010 남아공 월드컵, 이번 월드컵까지 3회 연속 월드컵을 경험 했습니다. 그 기간 동안 독일은 4회 연속 4강 이상의 성적을 거뒀습니다.

독일은 2년 전 평가전에서 아르헨티나에 1대3으로 패한 팀입니다. 이번 월드컵 조별리그에서도 수비진이 비교적 느리고 후반전이 되면 체력이 떨어져 불안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뢰브 감독은 3번 월드컵 출전의 경험을 살려 선수들의 드리블을 줄이고 빠른 템포 패스로 상대를 무너뜨리며 약점을 보완했습니다. 톱니바퀴 돌아가듯 패스 리턴, 방향 전환으로 이어지는 흐름으로 약점을 메웠죠.

브라질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독일 축구대표팀. /사진 AFPBBNews=뉴스1

독일과 네덜란드의 축구는 우리 K리그에서도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월드컵의 흐름으로 꼽히는 스리백, 선 수비 후 양사이드 선수들의 공격 가담 등은 한국도 기존에 잘 하던 패턴입니다.

우리가 배울 점은 △공격진부터 뒤로 물러서지 않고 상대를 압박해 첫 패스가 정확하게 가지 못하게 막는 것 △볼을 뒤에서 돌리지 않고 공격진에서 빠른 템포의 패스로 상대 뒷 공간을 노리는 것 △상대의 공격을 막아냈을 때 수비진이 복귀할 틈을 주지 않고 빠르게 전방으로 볼을 이어줘 대열이 만들어지기 전에 공격하는 것 등입니다.

우리가 힘들더라도 상대가 힘든 팀을 타 빠르게 공격하면 골을 만들 뿐 아니라 경기 흐름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아울러 우리 수비진이나 미드필드진에서 볼을 돌리다가 빼앗기면 역습을 당할 수 있지만 전방 침투패스가 끊기는 것은 곧바로 위기와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물론 이 같은 패턴은 강한 체력, 정확한 패스, 볼트래핑 등이 우선돼야 할 것입니다. 단기간 내 우리 것으로 만들기는 힘들겠죠. 이 같은 경기력이 보장될 때 좀 더 재밌는 경기, 팬들이 더 좋아할 경기가 가능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