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훈 "전교조 합법화, 여야 타협 가능할 것"

설훈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사진=홍봉진 기자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를 정상화 시키지 않을 경우 다툼이 이어질 수 있어 여권도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타협을 통한 전교조 합법화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설훈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새정치민주연합, 경기 부천 원미을)이 27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인터뷰에서 지난달 19일 서울행정법원의 판단에 따라 15년간 유지된 합법노조의 지위를 잃은 전교조에 대해 '합법화를 위한 (국회 차원의) 법적 장치 마련'에 자신감을 보였다.


설 위원장은 "15년간 합법적이었던 것을 느닷없이 불법으로 만들어 괜히 문제를 만든 꼴"이라며 "정상화 시키지 않을 경우 계속 다툼이 이어질 수 있어 여권과의 타협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설 위원장은 "전교조에 문제가 있었더라도 그것이 마이너스 1이었다면 긍정적 역할은 플러스 10 이상이었다"며 전교조 법외노조화 문제가 위원장으로서 해결하고 싶은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대학 구조개혁'과 '국·공립대 기성회비' 문제도 후반기 상임위의 주요 현안을 꼽았다. 설 위원장은 지난 5월 당시 교문위 여당 간사이던 김희정 여성가족부 신임 장관이 대표발의한 '대학평가 및 구조개혁 법률안'에 대해서는 "대학 구조조정을 해야 할 부분은 필요하지만 국회 통과는 힘들다고 본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해당 법안은 대학의 장이 자체 평가한 발전계획과 교육여건 등을 교육부장관에게 제출하도록 하고, 장관이 대학평가위원회 심의를 거쳐 평가한 뒤 그 결과를 행정 및 재정 지원에 활용할 수 있게 했다. 자진해서 학교 법인을 해산할 경우 잔여재산을 정리할 수 있는 통로도 마련했다. 공익법인이나 사회복지법인 등에 잔여재산을 처분할 경우 2025년까지 상속세 및 증여세법을 적용하지 않도록 정한 것이다.

설 위원장은 "교육부 발표에 따르면 2023년에 대학 정원은 실제 학생 수보다 16만 명 많아지기 때문에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면서도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해당 법안 대로라면) 장관이 대학 구조조정을 하는 데에 무소불위의 힘을 갖게 된다"면서 "교육부는 한 발 물러나 대학 자체적 구조조정 결과를 존중하고 조정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학교 법인을 자진 해산할 때 잔여 재산을 정리할 수 있도록 한 조항에 대해서도 "학교가 교육용 재산까지 마음대로 팔 수 있도록 해 부실 사학의 '먹튀'를 양산하는 전형적인 악법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설훈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사진=홍봉진 기자

대법원의 '국·공립대 기성회비 불법' 선고를 대비하기 위해 여야가 내놓은 법안을 두고는 "기본적으로 정부가 교육재정을 투입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국회에는 기성회계를 일반회계로 통합해 등록금화 해야 한다는 여당 안(민병주 의원 발의)과 기존의 기성회비 부분에 국가 재정을 투입해야 한다는 야당 안(유은혜 의원 발의)이 맞서고 있다.

설 위원장은 "한국의 높은 교육열이 긍정적 역할을 하려면 교육 재정의 확충이 바람직하다"면서 "정부는 과감히 기성회비에 재정을 투입해 반값등록금 논의와 함께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설 위원장은 교문위에서 세월호 참사의 피해자인 단원고 학생들에게 정원외 입학을 허용토록 하는 법안을 처리한 것에 대해서는 "특혜가 아닌, 공정하지 못한 여건을 보전해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6일 여야는 현 단원고 3학년 재학생이나 세월호 희생자 직계·형제자매로 고3인 경우 2015학년도 대학입시에 입학정원 1% 이내의 정원 외 특별전형에 응시할 수 있게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