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포스화인 등 3개 자회사 동시 매각한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24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권 회장은 이 자리에서 동부패키지(동부제철 인천공장, 동부발전당진) 인수 포기 방침을 분명히하고 향후 포스코의 사업 방향을 밝혔다./사진=포스코

포스코가 3개 계열사 동시 매각을 추진한다. '재무구조 개선', '철강 본원 경쟁력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권오준 포스코 회장의 비핵심사업 정리의 일환이다.

포스코는 17일 전남 광양제철소 내 LNG(액화천연가스) 터미널, 포스화인, 포스코-우루과이 등 3개 자회사 매각을 동시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LNG 터미널은 도이치뱅크, 포스화인은 삼일회계법인, 포스코-우루과이는 안진회계법인을 각각 매각 자문사로 선정해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LNG 터미널은 별도 법인으로 만들고, 포스코가 경영권을 유지한 상태에서 최대 49%까지 지분을 매각할 방침이다.

LNG 터미널은 해외에서 LNG 전용선으로 들여온 액체상태의 천연가스를 탱크에 저장한 후 기화 처리해 공급하는 설비다. 포스코는 2004년 7월 민간기업 최초로 인도네시아 탕구 가스전에서 생산되는 천연가스를 직도입하기로 계약하고 2005년 광양 LNG 터미널을 준공했다.


이 터미널은 4개 탱크, 총 53만㎘의 LNG 저장능력을 갖췄으며, 국내 발전회사와 일본 종합상사 이토츠(Itochu) 등을 대상으로 LNG 탱크 임대사업을 확장하면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보장받고 있다.

슬래그파우더 생산 자회사인 포스화인은 '소재사업의 선택과 집중'이라는 권 회장의 경영방침에 따라 완전 매각을 추진한다.

포스코는 제철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인 슬래그를 국내외로 판매하기 위해 지난 2009년 포스화인을 설립했으나, 슬래그의 원가경쟁력이 낮아지고 권 회장이 리튬·니켈 등 2대 소재산업에 집중하기로 함에 따라 매각으로 가닥이 잡혔다.


포스코 측은 "지난해 12%대 영업이익률을 내는 등 수익성이 좋고 안정적인 수요처가 확보돼 매각이 잘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밖에 포스코는 남미에서 조림사업을 하는 '포스코-우루과이'도 완전 매각한다.

포스코는 2009년 2월 포스코-우루과이를 설립, 1000㏊(약 300만평) 규모 부지를 매입하고 유칼립투스 나무를 심어 조림사업을 시작했다. 탄소배출권을 미리 확보하기 위한 조치였다.

2009년 사업 추진 당시 국외에서 획득한 탄소배출권을 국내로 가져올 계획이었지만, 정부가 2012년 5월 제정한 '온실가스 배출권의 할당 및 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라 2020년까지는 국내에서 사용할 수 없어 매각을 추진하게 됐다.

포스코는 3개 계열사 동시 매각 추진을 통해 현금을 확보하고 'AAA' 신용등급을 회복한다는 방침이다.

권 회장은 재무구조 개선에 역점을 두면서 "포스코를 제외한 모든 계열사가 구조조정 대상"이라고 밝힌 바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앞으로도 경쟁력이 떨어지거나 주력사업과 연관성이 낮은 계열사는 계속 구조조정하고, 우량 자회사는 상장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