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페이스북 머니투데이 트위터
통합검색

오늘의 증시

오늘의 증시
코스피 코스닥 원/달러
2071.23 670.85 1133.30
보합 9.21 보합 0.03 ▼0.6
-0.44% +0.00% -0.05%
메디슈머 배너 (7/6~)조 변호사의 가정상담소 (10/18)
블록체인 가상화폐

"막힌 길 뚫어드립니다" 국빈의전·사고수습 종횡무진 '싸이카'

[경찰청사람들]서울지방경찰청 교통순찰대 팀장 최보민 경위

경찰청사람들 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입력 : 2014.07.20 12:29|조회 : 10923
폰트크기
기사공유
시울지방경찰청 교통순찰대 팀장 최보민 경위. /사진=최부석 기자
시울지방경찰청 교통순찰대 팀장 최보민 경위. /사진=최부석 기자

#이달 초 1박2일 일정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방한했다. 도로를 이동 중인 시 주석의 차량 앞으로 돌연 반중국 단체인 '파룬궁' 시위대 1명이 빨간색 중국어가 적힌 피켓을 들고 뛰어들었다.

하지만 시 주석은 시위대를 보지 못했다. '싸이카 교통순찰대'가 그보다 앞서 달리며 미리 시위대를 가리고 차단했기 때문. 이들의 지상목표는 '앞길을 뚫는' 것이다. 갑자기 도로에 강아지가 튀어나오든, 폭주족이 공격을 하든, 사고로 길이 막히든 무조건 '뚫어서' 일정을 소화하게 하는 중책을 맡고 있다.

'싸이카 순찰대'라고 불리는 교통순찰대는 1964년 출범했다. 현재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대원은 113명으로, 300kg이 넘는 BMW나 할리데이비슨 기종을 타고 도로 위를 달리며 임무를 수행한다.

팀장 최보민 경위(47)는 이 일을 15년째 천직으로 삼고 있다. 88올림픽 때 의무경찰로 근무하며 싸이카 경찰에 매료된 게 계기였다. 1990년 경찰에 입문, 9년 뒤 2종소형 면허를 취득해 1999년 교통순찰대에 선발됐다.

"남자들은 오토바이에 대한 로망이 있잖아요. 22살 때부터 오토바이를 탔는데, 이곳에 들어와서 교육받고 처음 탔을 땐 엄청 흥분됐죠. 목표를 달성했다는 보람과 긍지가 대단했고. 근데 근무할수록 부담감이 밀려왔어요."

싸이카를 타고 기동경호 중인 서울지방경찰청 교통순찰대의 모습. /사진=서울지방경찰청 교통순찰대 제공
싸이카를 타고 기동경호 중인 서울지방경찰청 교통순찰대의 모습. /사진=서울지방경찰청 교통순찰대 제공
교통순찰대는 '폼나게' 드라이브를 하는 곳이 아니다. 국빈이나 귀빈 방문 시 근접경호가 경호원의 의무라면 '기동경호'는 전적으로 교통순찰대 몫이다. 국빈의 방한 일정이 결정되면 VIP의 '급'에 맞게 경력자 위주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다. 일정에 따라 코스를 답사하고 동선을 짜느라 며칠을 집에도 못 가지만 실전에선 꼭 돌발 변수가 생기기 때문에 한시도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다.

"초긴장상태죠. 그런데 앞에서 에스코트를 해서 행사를 잘 마치고 편히 보내드리면 성취감이 엄청나요. 출국장 주차장 안까지 하차해서 빠지려고 하는데 '고마웠다'면서 따로 불러 엄지손가락 치켜세워주는 경우도 많아요. 단순 관광이 아니라 정치경제적으로 국익과 관련해 온 이들만 돕기 때문에 내 일이 미치는 파장에 자부심을 갖고 있어요."

우리나라 교통순찰대는 늦게 출범했지만 세계적으로 A클래스 급으로 인정받고 있다. 국민들 질서의식에 따라 나라별 스타일도 다르다. 북한의 경우 차 한 대도 못 지나다니도록 '완전 통제'하는가하면, 미국도 순찰대가 싸이렌을 울리면 전 차량이 멈추는 '강력한' 통제력을 자랑한다. 한국은 소규모로 움직이면서 효율적인 통제를 지향한다.

"예전엔 엄청난 제스처를 하고 클랙슨을 울리고 경례를 해도 잘 안 비켜줬어요. 지금은 질서의식이 많이 향상돼 비켜주고는 싶은데 도로가 비좁고 협소하다보니 자리가 없어서 못 비켜주는 경우가 많죠. 끝까지 '뭐야 누군데' 하며 안 비켜줄 때는 '외국 대통령'이라고 말해야 그나마 비켜줘요."

시울지방경찰청 교통순찰대 팀장 최보민 경위. /사진=최부석 기자
시울지방경찰청 교통순찰대 팀장 최보민 경위. /사진=최부석 기자
'길을 뚫는' 일은 국빈 이동뿐 아니라 다양한 긴급 상황에 필요하다. 교통사고나 대형참사 때 막힌 길을 뚫고 가장 빨리 현장에 도착해 초동조치를 취할 수 있는 게 교통순찰대다. 최 경위는 교통순찰대가 국빈들뿐 아니라 '국민들'에게도 더욱 빨리 가까이 다가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저흰 장비가 있으니까 특수 업무를 보다 빨리 할 수 있거든요. 삼풍백화점 같은 대형사고 때 사람들 몰려있는 길을 뚫고 119랑 앰뷸런스, 크레인 들어오게 하는 일을 해요. 오토바이가 빠르니까 막힌 도로를 다니면서 전반의 사항 파악할 수 있어요."

심장이식 수술에 이용될 심장을 김포공항에서 받아 종합병원까지 이송할 때도 앰뷸런스보다 빠른 싸이카에 지원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 이땐 '목숨을 내놓는' 심정으로 달린다.

실제 오토바이를 한 손으로 운전하며 다른 손으로 임무를 수행하는 교통순찰대는 매순간 위험에 노출돼 있다. 최 경위도 2004년 미국 원내총무 부부를 에스코트하던 중 십자인대 부상을 입고 6개월 병원신세를 지기도 했다. 하지만 '국위선양'을 할 수 있다는 사명감에 중독돼 위험을 달게 감수하고 있다.

운전자들은 가차 없이 '딱지'를 끊는 싸이카를 두려워하지만, 실제 이들은 친근한 봉사를 많이 펼친다. 어린이날 '사이드카'에 아이들을 태우고, 국빈들을 모신 후 청와대 분수대에 대기하다 외국인 관광객과 사진 찍어주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역할이다.

어린이날 사이드카에 어린이들을 태우고 퍼레이드 행사 중인 교통순찰대의 모습. /사진=서울지방경찰청 교통순찰대  제공
어린이날 사이드카에 어린이들을 태우고 퍼레이드 행사 중인 교통순찰대의 모습. /사진=서울지방경찰청 교통순찰대 제공
마지막으로 가장 궁금한 질문. 어떻게 해야 운전자들이 길을 비켜줄까? 최 경위는 "운전자의 마음을 사야 한다"고 말한다. "짧은 순간에 원하는 방향으로 성과를 내려면 가장 공손하고 친절하게 대해야 해요. 사이렌은 한 번 짧게 주고 의사전달 사항을 정확한 수신호로 느낌 살려서 해주고, 웃으면서 멋있게 경례해주죠. 옆에 가서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라고 말하기도 하고."

수많은 경험을 통해 체득한 노하우는 실전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로, 그 누구도 대신 알려줄 수 없다. 해외 대통령 수행엔 7년 이상의 경험자만 서는 이유다. 최 경위는 장기근무자 순환정책에 따라 내년 5월 교통순찰대를 떠나기 전 최대한 많은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전수해주고자 한다.

"민간인으로서 오토바이 잘 타는 거랑 의전이랑은 철저히 달라요. 무언의 눈빛으로, 작은 동작으로 운전자와 소통하기 위해 끊임없이 훈련합니다. 경호하다 넘어지거나 실수하는 게 유튜브로 중계되면 대한민국 이미지가 완전 실추되잖아요. '잘해야 본전'이지만 오늘도 귀국까지 무사히 모시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박소연
박소연 soyunp@mt.co.kr

기사로 말하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 0%
  • 0%


오늘의 주요뉴스




종료된칼럼

베스트클릭

실시간 급상승

10.0초

5분간 수집된 조회수 기준

오늘의 운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