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역 20년 확정' 정상헌, '농구천재'의 참담한 말로

처형 살해 혐의로 징역 25년형을 받은 정상헌. /사진=뉴스1

처형을 살해하고 시신을 암매장한 정상헌(32)에 대해 징역 20년형이 확정됐다. 아마시절 농구판을 주름잡았던 '농구천재'의 참담한 말로다.


대법원 2부(주심 신영철 대법관)는 처형을 목 졸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살인 및 사체은닉 등)로 기소된 정상헌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1일 밝혔다.

정상헌은 지난해 6월 26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처가에서 아내의 쌍둥이 언니 최모씨와 말다툼을 벌인 끝에 최씨를 목 졸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정상헌씨는 사건현장에서 9km 가량 떨어진 오산시 가장동 야산에 암매장 한 혐의도 받았다.

정상헌은 한때 '농구천재'로 불렸던 최고 유망주였다. 경복고 재학시절 휘문고 방성윤(32)과 함께 고교랭킹 1~2위를 다퉜다. 194cm의 장신에 스피드, 뛰어난 패스 능력을 갖춰 "허재를 뛰어넘을 재목"이라는 평가까지 받았다.

고교시절에는 2000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국제농구연맹(FIBA) 18세 이하(U-18) 아시아선수권 대회에서 중국을 꺾고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당시 대회 MVP는 방성윤이 가져갔지만, 개인 기술만 놓고 보면 정상헌이 더 낫다는 평가도 받았다.


하지만 대학 입학 후 농구인생이 '꼬이기' 시작했다. 치열한 스카우트 전쟁 끝에 고려대에 진학했지만, 단체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수차례 무단이탈을 반복하다 3학년 때 중퇴했다. 이후 2005년 KBL 드래프트에 참가해 1라운드 8순위로 대구 오리온스(현 고양 오리온스)에 지명을 받았다. 후배의 재능을 아낀 김진 감독의 파격적인 선택이었다.

하지만 또 다시 단체생활에 적응하지 못했고, 발목부상을 이유로 팀에서 이탈하고 잠적하는 등 물의를 일으켰다. 결국 오리온스로부터 임의탈퇴 처분을 받고 말았다. 팬들은 불었던 몸이 오리온스 입단 후 날씬해진 것을 보고 팬들이 "다이어트를 위해 프로에 온 선수"라고 비아냥대기도 했다.

이후 정상헌은 2006년 6월 모비스의 성준모(36, 울산 모비스 코치)와 트레이드돼 다시 한 번 기회를 얻었다. 이후 2007년 5월 결혼식을 올린 후 같은 달 14일 상무에 입대했다. 2009년 상무 제대 후 재기를 노렸지만 다시 임의탈퇴 처리되며 끝내 은퇴를 선언했다.

은퇴 후 정상헌은 아내와 처가가 있는 화성에서 머물며 폐차 관련 일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 때 한국 농구를 이끌어갈 천재로 평가받던 정상헌이지만, 천재의 말로는 누구보다 참담했다.

한편 정상헌의 지역 20년형 소식을 접한 농구팬들은 "정상헌, 한 때 최고의 유망주였는데", "정상헌, 천재들의 약한 멘탈을 증명하는 케이스지", "정상헌, 안 됐다는 생각도 안 든다", "정상헌, 죄 값 제대로 치르고 나오길", "정상헌, 50살 넘어야 출소네", "정상헌, 고교당시 플레이를 기억하는 사람으로서 안타까울 뿐"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