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가족 "유병언 자살? 직접 순천 가서…"

머니투데이

이원광 기자

유병언 / 사진=뉴스1 제공

지난달 12일 전남 순천에서 발견된 시신이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으로 추정된다는 검·경의 발표에 대해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은 허탈함을 드러냈다.

서울 세종로 광화문 광장에서 단식 농성 중인 유가족 김모씨는 "워낙 미스터리한 구석이 많아 단정해서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유병언이 검거됐다면 이번 세월호 사건과 관련해 비리로 엮인 정치인, 공무원들을 밝힐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그동안 오로지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만을 요구했다"며 "유병언이 살아서 검거됐으면 유병언과 금품으로 연결된 사람들을 밝혀내기 쉬웠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세월호 100일을 앞두고 이런 일이 벌어져 국민들의 관심이 온통 그곳으로 몰렸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유가족들은 유 전회장으로 추정되는 변사체가 발견, 확인되는 과정에 대한 의혹도 제기했다.

함께 단식 중인 다른 유가족은 "유병언이 죽으면 반사이익을 보는 정치인들이나 공무원들이 있을 것"이라며 "옛말에 어른들이 일찍 죽어야지 죽어야지 하는데 이것이 진심이겠나"고 말했다.

그는 "아무리 세월호 참사가 충격적이라고 해도 자식도 있고 한데 자살까지 하겠나"며 "직접 순천으로 가서 직접 확인해 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22일 검·경에 따르면 전남지방경찰청이 지난달 12일쯤 순천 송치재 휴게소에서 2.5km 가량 떨어진 한 매실밭에서 부패한 남성의 시신을 발견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신원확인을 의뢰한 결과, 시신의 DNA가 유 전 회장의 형 유병일씨(75)의 것과 거의 일치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시신은 매실밭 구석 수풀이 우거진 곳에 누워 있다 주인의 발견으로 신고가 됐다"며 "상당히 백골화가 진행된 상태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