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순천 변사체 DNA·지문 대조 결과 유병언과 일치"(상보)

(순천=뉴스1)우형호 순천경찰서장이 22일 오전 9시 전남 순천경찰서에서 수사브리핑을 통해 유병언 사체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2014.7.22/사진=뉴스1

지난달 전남 순천에서 발견된 변사체는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으로 확인됐다.


전남 순천경찰서는 22일 지난달 발견된 변사체의 DNA와 지문, 유류품 등에 대한 감식 결과 유병언 전 회장과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순천경찰서 관계자는 "21일 저녁 경찰청으로부터 이 변사체의 DNA가 그간 검경이 확보한 유병언의 DNA와 일치한다는 감정결과를 구두로 통보받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감정 결과를 정확히 하기 위해 유 전 회장의 형 병일씨(75)와의 부계 Y염색체 및 모계 X염색체를 대조 확인한 결과 동일한 부모를 둔 형제로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앞서 지난달 12일 오전 9시6분쯤 순천시 서면 박모씨의 매실밭에서 심하게 부패된 변사체가 있다는 신고를 받고 광주 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했다.


시신의 지문도 유 전 회장의 지문과 동일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6월13일 발견 당시엔 고도로 부패돼 변사자 지문을 채취하기 어려웠지만 냉동실 안치 후 변사자 오른쪽 검지 지문 1점을 채취해 검색한 결과 유병언 지문으로 오늘 새벽 확인됐다"고 밝혔다.

유병언 전 회장의 신체 특징인 왼손 집게손가락 절단 여부에 대해서는 "확인해보니 완전 절단됐다기보다 끝이 다소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12일 순천 매실밭에서 시체와 함께 발견된 유류품 중 일부. /사진=박소연 기자

경찰은 또 지난달 12일 매실밭에서 시체와 함께 발견된 유류품 중 상당수도 유 전 회장 소유의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어제 밤 국과수로부터 DNA 감정결과를 통보받고 확인한 결과 유류품 중 스쿠알렌 병의 제조회사가 구원파 계열사로 표시돼있고, 가방 안쪽 '꿈같은 사랑'이라는 문구가 유병언이 직접 쓴 책 제목과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상의 파카는 고가의 이태리제인 '로로피아나' 제품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최초에 유류품 감식을 소홀히 해 40일간 국가력을 낭비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지난달 12일 시체 발견 당시엔 외관상 유씨로 특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고 유류품을 간과했다"며 "완벽하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또 "검찰에도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변사자 발견 보고를 했지만 검찰 역시 이 변사자가 유병언일 것이라고 눈치채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저희가 오랜 기간 수색했지만 은신장소를 찾는 게 목표였기 때문에 매실밭은 처음부터 수색 대상구역으로 선정하지 않았다"며 "유씨가 어떻게 그곳까지 가게 됐는지 동선 등은 CCTV 등을 확인해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 5월25일 마지막으로 유 전 회장의 생존사실을 확인한 이후 지난달 12일까지 18일 만에 백골화가 가능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시체의 부패는 계절과 온도, 습도, 개인의 질환여부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국과수에서 정확한 사망시점 등을 확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DNA 검사가 40일이나 걸린 이유에 대해서는 "보통의 경우 혈액이 깨끗하면 일주일 내에 결과가 나오지만 이번엔 80% 이상 사체가 심하게 부패돼 피부근육은 감식이 불가해 대퇴부 뼈를 감식해 시간이 오래 소요됐다"고 설명했다.

1차 감식 결과 타살 혐의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정확한 사망 경위와 시점, 약물복용 여부 등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2차 정밀감식이 끝난 후 밝혀질 전망이다.

앞서 검·경은 지난 5월16일 유 전 회장이 소환통보에 불응하자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고 같은 달 22일 유효기간이 두 달인 구속영장을 발부해 추적에 나섰다.

검찰은 5월24일쯤 순천 송치재 휴게소 인근 별장 '숲속의 추억'에 유 전 회장의 것으로 추정되는 체액을 발견했지만 정확한 소재파악과 검거에는 실패했다.

검찰은 지난 21일 유 전 회장의 구속영장을 반납한 뒤 유효기간 6개월의 구속영장을 재발부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