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벤츠-폭스바겐, 회사채 시장서도 '잘나가네'

국내 수입차시장의 고성장과 함께 회사채 시장에서도 수입차 전속 할부금융사들의 채권이 인기를 끌고 있다. 자산건전성은 우수하지만 시장 유통 물량이 적어 유동성 부족이 약점으로 작용하며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수입차 전속 할부금융사는 수입차 법인이 자사 차량을 구입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할부 금융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캐피탈사다.

신용등급 A+인 폭스바겐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는 지난 21일 1000억원 규모의 3년물 회사채를 발행했다. 2010년 국내법인 설립 이후 최초의 회사채 발행이다. 회사채 발행 전에 진행된 수요예측에서는 모집 물량의 세 배가 넘는 기관 수요가 몰렸다. 이에따라 발행금리도 희망금리 범위의 가장 하단인 3.255%에서 결정됐다.


최근 회사채 금리가 크게 낮아진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A+등급 회사채에 기관투자자들의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신용등급의 다른 캐피탈사 대비 자산건전성이 우수하지만 발행 및 유통량이 적어 유동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높은 수준의 금리가 적용됐다.

지난 21일 기준 A+등급 캐피탈사의 회사채 개별 민평금리(민간채권평가 3사 평가금리 평균)를 살펴보면 수입차 전속 할부금융사인 BMW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가 3.535%로 가장 높다. 같은 독일계 수입차 계열의 캐피탈사인 메르세데스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도 3.352%로 높은 수준이다.

국내 수입차 판매대수는 지난 3월 1만5000대를 돌파한 이후 지난달 1만7803대로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독일계 BMW, 벤츠, 아우디, 폭스바겐은 지난달 총 수입차 판매의 71%를 차지했다. 이 결과 이들 독일계 수입차 전속 할부금융사들의 자산 규모도 증가세다. 2013년 말 기준 BMW파이낸셜의 총자산은 2조3000억원대로 집계됐다. 이어 메르세데스벤츠파이낸셜과 폭스바겐파이낸셜이 각각 1조3000억원과 1조1000억원대다.


메르세데스벤츠파이낸셜은 지난해 4월에 실시한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18개 기관, 총 3550억원 규모의 수요가 몰려 회사채를 1300억원으로 증액 발행했다. 지난해 10월과 지난 4월에도 각각 1300억원과 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는 등 채권시장에서 순조로운 자금 조달을 이어오고 있다. BMW는 2012년에 처음으로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해 기관투자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수입차 전속 할부금융사들의 회사채 발행 시도가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수입차 점유율이 증가 추세에 있는 만큼 수입차 전속 할부금융사들의 자금조달 규모도 커지고 다변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김은기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수입차 사업이 성장하는 만큼 전속 할부금융사들의 차입 조달도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유통량이 적어 유동성은 다소 떨어지지만 그 만큼 절대 금리가 높아 캐리수익(만기보유 수익)을 노리는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