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교육부 거부해도 자사고 지정취소 가능"

머니투데이

서진욱 기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뉴스1=허경 기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교육부가 거부하더라도 자율형사립고를 지정취소할 수 있다는 법률적 자문을 받았다"며 자사고 폐지 공약을 이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조 교육감은 22일 오전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에 출석해 "성격이 다른 법무법인들에 지정취소 권한에 대한 법적 자문을 받았다"며 "(지정취소의) 최종 권한은 교육감에게 있다는 견해가 다수였다"고 밝혔다. 이어 "(교육부와) 협의는 해야 하지만, 교육부가 거부하더라도 지정취소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제92조의 3)은 자사고 지정취소 권한을 교육감에 부여하고 있으나 '미리 교육부 장관과 협의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고 있다.

자사고 폐지를 위해 '공교육 영향평가'를 추가 도입한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4곳의 법무법인들로부터 법적 자문을 받았는데 모두 가능하다고 했다"며 "저희의 평가(영향평가 지표를 추가한 것)도 법이나 시행령에 안 맞는 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조 교육감 취임 이후 자사고 2차 평가지표로 도입한 '공교육 영향평가'는 인근 일반고와 중학교를 상대로 한 '자사고가 일반고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 등 설문조사와 '중학교 내신 상위 10%였던 재학생 수'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서울시내 자사고 25곳 중 14곳이 5년 단위의 운영성과평가 대상이다.

조 교육감은 "자사고 문제는 5년 단위로 (평가) 되기 때문에 이번에 정책 전환하지 않으면 10년 간다"며 "외고처럼 연속적으로 갈 수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일반고를 살리기 위한 전반적인 정책을 한 뒤 말미에 자사고를 다루려고 했는데 (시점상) 의지대로 안 됐다"며 "여러 층위에서 일반고 지원책을 짜고 있는데 이걸(자사고 폐지) 먼저 해서 가려지는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시의원들은 자사고 폐지 공약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에 우려를 표했다. 이행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자사고 폐지로 가닥을 잡고 일방적으로 폐지로 몰고가는 것 같다"며 "추가 평가지표를 도입한 것은 불공정하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창수 의원도 "선거 때 공약은 대통령도 지키지 못하는 것이 많다"며 "조 교육감도 공약을 재검토해서 혼란의 대상이 안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조 교육감은 "의원님들 말을 포함해 심사숙고해서 이번 주 말 또는 다음 주 초에 자사고에 대한 일차적인 입장을 내놓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