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자산을 다시 디자인하자'

우리나라의 생활 수준은 과거와 비교하면 많이 좋아졌다. 보건의료서비스, 사회보장제도, 문화·여가생활 향유여건 등이 크게 개선됐다. 가계의 금융자산 또한 꾸준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총 금융자산은 2013년말 기준 1경2000조원을 돌파했으며, 그중 가계와 비영리단체의 금융자산은 2642조원 수준이다.

하지만 가계 부분의 금융자산 중 현금통화와 예금(45.5%), 보험과 연금(28.9%) 등 안전자산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실질적으로 느끼는 수익은 지속해서 떨어지고 있다. 따라서 지금과 같은 저성장·저금리 시대에 나에게 맞는 자산 포트폴리오 전략이 더욱 중요해졌다. 그리고 연령대별, 소득/순자산 규모에 따라 적절한 자산설계전략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가계자산에서 금융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낮은 수준이다. 금융자산이 28%, 실물자산이 73% 정도로 미국(70.4%)과 일본(60.1%) 대비 상당히 낮다. 또 금융자산 중 주식에의 투자비중도 16.7%로 미국(26.3%)과 프랑스(23.8%) 대비 낮다. 따라서 부동산 등 실물자산 위주의 투자에서 금융자산에의 투자 비중 확대가 필요해 보인다. 한편 가계금융에서 우려되는 사항은 금융자산 대비 부채 비율이 높아 재무건전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금융자산 중 부채 비중은 46.3%로 금융자산 비중이 높은 일본(22.8%), 미국(22.9%) 대비 2배 이상이다.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가계의 재무건전성 개선이 필요하다.

더 자세히 연령대별, 소득/순자산별 가계금융 현황을 살펴보자. 가구당 평균 자산과 부채 규모는 각각 3억2587만원, 5818만원 수준인데, 50대 가구주의 가구당 평균 자산과 부채가 가장 높았다. 또한, 50대 가구주의 소득(평균 5576만원)이 가장 높았으며, 40대 가구주는 많은 교육비 때문에 지출 규모가 컸다. 소득과 순자산 분위별로 자산과 소득을 살펴보면, 소득 상위 20% 이내 가구의 자산은 평균 7억5438만원이고 순자산 상위 20% 이내 가구의 자산은 평균 9억8235만원으로 순자산이 높은 가구의 자산규모가 더 크다. 순자산이 높은 상위 20% 이내 가구의 경우, 실물자산이 78.6%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순자산 상위 20% 가구의 평균 소득은 8156만원으로 중위 자산 가구의 평균 소득(4000만원) 대비 2배 수준이다. 소득과 순자산 모두 상위 20%에 해당하는 가구는 53.7%를 차지하고 있어 양극화 현상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60세 이상 고령자들의 경제적 어려움에 따라 노인의 빈곤 문제가 이슈화되고 있다. 고령자가 경험하는 어려움은 경제적인 문제와 건강문제가 컸으며, 나이가 많을수록 건강문제에 상대적으로 더 큰 어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2013년 사회조사 결과). 또한, 연령이 높아질수록 생활비를 자녀 또는 친척 지원이나 정부나 사회단체에 의지하는 비중이 높아졌다. 다양한 요인이 있겠지만 이는 우리나라의 노인 일자리 부족, OECD 주요국 대비 상대적으로 빠른 은퇴에 따른 소득 감소 때문인 것으로 판단한다.


연령대별, 소득/순자산 수준별 가계금융에는 많은 차이가 있다. 따라서 각자 본인에게 맞는 자산배분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본인의 투자성향, 재무상태, 재무목표, 시장상황, 투자위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나에게 맞는 자산배분전략을 실행해야 한다. 5가지 사례를 들어 자산관리전략을 제시한다.

첫째, 만 65세 이상 소득과 순자산 규모가 작은 어르신의 경우, 기초연금을 활용하는 것이다. 기초연금은 만 65세 이상의 어르신 중 상대적으로 형편이 어려운 70% 어르신들을 도와드리기 위해 2014년 7월부터 시행된다. 가구의 소득인정액이 선정기준액 이하(단독가구 87만원, 부부가구 139.2만원)인 경우 매월 최소 2만원에서 최대 20만원 수령이 가능하다.

둘째, 소득 및 순자산 수준이 높은 어르신의 경우, 실버타운 거주를 고려해 볼 수 있다. 실버타운은 노인복지주택으로 주거기능 이외에 의료 및 생활서비스, 커뮤니티 환경 조성 등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복합주거단지이다. 최근 의료, 편의시설 근접성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하면서 도심형과 도시근교형이 주목받고 있다. 빠른 고령화와 경제력을 갖춘 액티브 시니어 세대 등장으로 도심형 실버타운 수요는 확대될 전망이다.

셋째, 순자산 수준은 높으나 금융자산이나 소득 수준이 낮은 어르신의 경우 주택연금을 추천한다. 주택연금은 만 60세 이상의 고령자가 소유주택을 담보로 맡기고 평생 혹은 일정한 기간에 매월 연금방식으로 노후생활자금을 받는 역모기지론이다. 2014년 6월 현재 주택연금 가입자는 2만명을 돌파했으며, 가입 평균 나이는 72세, 월평균 수령액은 98만원, 평균 주택가격은 2억8000만원 수준이다.

넷째, 소득은 높으나 순자산 수준이 낮은 가구는 적립식펀드 등을 활용한 저축 확대가 필요하다. 2012년 기준 우리나라의 실소득 대비 저축 비중은 3.9%로 OECD 주요 국가(유로지역 15개국 7.5%) 및 최근 10년 평균(5.1%) 대비 낮은 수준이다. 저금리 시대 지속 전망으로 주식형 적립식펀드 등을 활용한 목돈 마련 전략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평균적인 소득과 순자산을 가지고 있는 가구의 경우 분산투자가 중요하다. 연령, 재무상태, 투자목표, 시장상황 및 각 상품의 위험 등을 고려해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의 균형적인 자산배분전략을 실행해 나가야 한다. 나의 자산 현황을 살펴보고 현재의 자산 포트폴리오가 적절한지 다시 점검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