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섭 장관 "로비 제도화 포함 '패키지 개혁' 필요"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은 22일 출입기자들과의 첫 오찬에서 "공직사회 개혁은 로비스트 제도 도입을 포함해 인적자원을 어떻게 활성화해 경쟁력을 찾느냐가 관건"이라며 "공직자 윤리법만 갖고 볼게 아니라 큰 틀에서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전관예우 문제는 94년 사법개혁할 때부터 주장했던 내용인데 우리나라 전관예우는 형사사건이 대부분"이라며 "특정 변호사가 수임하면 형량이 줄어든다는게 문제인데 형법의 양형 범위를 줄이는데까지 줄여 형사사건으로 돈 버는 구조 자체를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형법의 양형 범위를 줄이는데까지 줄이고 해당범위를 벗어난 판결 시에는 판사가 논리적으로 설명하고 판결문을 공개토록 해야 한다는 것.

정 장관은 "제일 좋은 건 미국식 로비스트 제도를 도입해 등록된 로비스트가 로비를 하도록 해야 한다"며 "인재를 활용하는 방식은 공직자윤리법만 볼 게 아니라 로비스트 제도를 포함해 큰 패러다임에서 '패키지 개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헤리티지재단 등 싱크탱크에 고위 공무원 출신 선임연구원이 많은 이유는 관에서의 경륜을 민간 씽크탱크에 접목해 국가정책과 연계시키는 가교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관출신이라고 무조건 배척하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이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워싱턴에는 듀퐁서클에만 150여개의 씽크탱크가 몰려있고 이들이 대 정부 로비선이며 정권이 바뀌어도 활용되는 반면, 우리는 '뉴 페이스' 채용이 5년마다 반복되고 대기업의 재정지원 없이 연구소 하나 꾸리기가 어려워 경쟁력이 현저히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행정고시 폐지 논란에 대해서는 "고시 자체를 없애자기보다는 철학전공자가 임용고시를 통과하지 않으면 윤리교사가 못 되느냐 하듯이 인재 풀을 오픈하자는 것"이라며 "행정, 외무, 사법 등으로 폐쇄된 선발방식이 문제"라고 밝혔다.

정 장관은 또 "30년간 국가 전체 전방위적 개혁안을 계속 내놨더니 아이디어 중 80%가 민주화 이후 제도화 됐다"며 "YS정권 말기엔 '제2건국'이란 말도 만들었으나 전방위적 개혁을 추진하려던 취지와 달리 IMF 때문에 현실정치에선 어려웠다"고 회상했다.

정부조직법 개편이 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뜻도 내비쳤다. 정 장관은 "(국가안전처로 이관 될) 안전업무 실무자들은 일이 떠 있다보니 인사도 여의치않아 '세월호 특별법'과 분리해서 빨리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광주 소방헬기로 순직한 소방관들에 대한 안타까움도 밝혔다. 정 장관은 "다섯분 모두 소방관 중 최정예팀이었는데 마음이 상당히 무겁다"며 "진도에도 두 번 다녀왔는데 남은 10분이 가족 품으로 돌아오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이날 오전 춘천 강원도청 별관 앞 광장에서 열린 합동 영결식에서 고인들의 영정에 훈장을 추서했다. 개각 이후 열린 첫 국무회의에는 참석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