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음식료株 강세..증권가 시각은

7월 들어 숨 가쁘게 달려온 증시가 23일 잠시 호흡조절에 들어가는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식료업종이 유독 강세를 보여 눈길을 끈다.

이날 강세로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오후 들어 쏟아지는 매물압박에 하락반전했다. 오후 1시30분 기준 지수는 전날보다 2.60포인트 내린 2026.33을 기록중이다.


외국인들의 '사자'는 계속되고 있으나 기관이 매수에 가담하지 않고 있어 시장 전반적으로는 탄력이 둔화되는 모습이다.

분위기가 전환될 때 주목할 것은 시장 전반의 흐름과 반대되는 방향성을 보이는 종목군이다. 강세장에서 약세를 보이는 종목은 낙폭이 심화될 숨겨진 이유가 있다. 반대의 경우는 물살을 이겨낼 만한 배경이 있다.

현재 코스피 업종별 지수 상승률을 보면 증권이 2.99%로 가장 높고 건설과 음식료가 각각 2.02%, 1.24%로 뒤를 따르고 있다. 이 밖에 은행, 의료정밀, 화학 등도 강세다.


강세를 보이는 업종을 보면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끄는 2기 경제팀의 경기부양 수혜주라는 공통점이 있다. 증권과 건설, 금융이 대표격이다.

음식료 업종은 그간 경기부양정책과 관련해 큰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이날 강세를 보이고 있어 '최경환 노믹스의 수혜주'로 봐야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제기됐다.

2기 경제팀의 경기부양 의지는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나 궁극적으로는 소비 활성화로 연결된다. 이 경우 과자, 주류, 음료 등 구매단가가 상대적으로 낮은 소매부문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단 음식료 기업들의 주가가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는 건 사실이다. 롯데제과가 전날대비 7.44%(14만70000원)오른 212만3000원을 기록 중이고, 고려산업 (3,130원 ▼10 -0.32%)은 상한가에 근접한 3285원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밖에 오리온 (14,200원 ▲30 +0.21%)이 1.24%, 삼양제넥스 (213,500원 ▲2,500 +1.2%) 1.81%, 조흥 (171,400원 ▲300 +0.18%) 2.19%, 롯데푸드 (311,000원 ▲6,500 +2.13%) 3.01% , 롯데칠성 (126,900원 ▼100 -0.08%) 1.08% 등의 강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음식료업종을 정책수혜 기대주로 치부하기는 무리가 있다"는 의견을 보였다.

이선경 대신증권 연구원은 "음식료 기업들의 실적은 국내시장보다 해외시장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어 중국 등 해외여건 변화에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기부양과 음식료 소비에는 상관관계가 없지는 않으나, 그 영향이 크지는 않다는 지적이다. 오리온처럼 해외사업 비중이 큰 기업들이 많다는 점도 봐야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날 음식료업종의 강세를 경기부양 수혜 가능성 대신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기대감'과 연관해 해석했다.

이날 증시에선 복잡하게 얽혀 있는 롯데그룹이 지배구조 개선에 나선다는 소식에 롯데제과, 롯데푸드, 롯데칠성 등 롯데그룹주가 줄줄이 상승했다.

롯데그룹주는 음식료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편이다. 이들이 움직이다 보니 음식료 업종 전체지수가 강세를 보였고, 호전된 투자심리가 다른 기업으로도 확산됐다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롯데그룹 이슈'와 함께 음식료 업체들의 비용감소 요인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점도 강세배경으로 들었다.

수확기를 맞아 미국의 주요 작물인 옥수수, 대두, 밀을 중심으로 국제가격이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로 인해 국내 음식료 기업들의 실적 모멘텀이 3~4분기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이 연구원의 주장이다.

그는 "CJ제일제당의 경우 옥수수 가격 하락에 따른 수혜 및 하반기 해외실적 회복이 예상된다"며 "가공 및 소재식품과 해외부분 이익증대도 주가 강세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다만 "올해까지는 음식료주가 크게 오르거나 하지 않을 것이고 내년부터나 반등의 모습이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