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바람' 김두관vs'민심 굽는' 홍철호…김포의 선택은?

7.30 재보선 김포지역에서 맞붙은 김두관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와 홍철호 새누리당 후보가 23일 유세도중 만나 악수하고 있다.

23일 오전 경기 김포시 계양역. 7·30 재보선을 일주일 앞두고 빗속 출근길 유세 현장에서 두 후보가 맞붙었다. '거물' 김두관 새정치연합 후보와 '지역 일꾼'을 자처하는 홍철호 새누리당 후보다.

출근시간에 맞춰 종종걸음을 치던 많은 직장인들은 인지도에서 앞서는 김 후보에게 관심을 보였다. 홍 후보는 얼굴을 알리기 위해 거센 비속에서 우비 모자를 벗고 인사에 나섰고, 김 후보도 이에 질세라 모자를 뒤로 젖히고 비를 맞으며 유세를 이어갔다.


경기 김포시는 전통적인 여당강세 지역이다. 농촌 지역을 중심으로 새누리당에 대한 지지기반이 강한 곳. '친박 핵심'인 유정복 전 의원이 내리 3선을 지낸 지역구다. 현재 여론조사에선 홍 후보가 앞서고 있으나 격차는 초반 8%포인트에서 6%포인트, 3%포인트대로 급격히 줄고 있다.

홍철호 새누리당 후보가 23일 고촌사거리에서 빗속 유세중 한 시민이 씌워주는 우산 안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홍철호 새누리당 후보 캠프 제공

◇홍철호, 굽네치킨 성공신화 정치에서도
홍철호 새누리당 후보는 정치신인이다. 그는 '굽네치킨'이라는 유명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의 최고경영자(CEO)로 자수성가한 사업가다. 사업 성공 경험을 생활정치로 이어가겠다는 게 그의 전략이다.

그는 김포에서 출생했다는 점, 새누리당의 지원 두 가지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홍 후보는 이날 유세중 "김포의 아들은 저 혼자 하나 있다"며 "김포에서 태어났거나 자랐거나 김포에서 활동한 사람이 김포의 일꾼이 돼야 하는 건 자명하다"고 말했다. 김포상공회의소 부회장, 김포경찰서경찰발전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맡은 이력을 강조한 것이다.

후보를 뽑을 때는 당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도 피력했다. 그는 김두관 후보를 의식한 듯 "김포가 과연 박근혜 정부로부터 지원을 안 받고, 남경필 경기지사로부터 지원을 안 받고 잘 될 수 있는 자신이 있나"라며 "(자신이 당선되면)김무성 대표가 도로 인프라 구축에 (예산) 3000억원을 준다고 공약했다"고 말했다.


민심도 당에 치우쳤다. 이성재(75)씨는 "김포 사람이 김포 사람을 찍어야 한다"며 "나는 1번 새누리당 밖에는 모른다"고 말했다. 윤모씨(42)는 "인지도도 중요하지만 결국엔 당을 보고 뽑는다"며 "김두관 후보를 더 잘 알지만, 민주당을 지지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류모(42·여·)씨는 "사업가로서 성공했으니까 경제적 감각이 있을 것 같다"며 "김포 경제는 발전시는 데 홍 후보가 적임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두관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23일 김포 계양역 앞에서 출근길 시민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김두관 "행정경험 있는 사람 뽑아달라"
김두관 후보는 이날 기자와 만나 "시간이 지날수록 신바람이 난다"고 했다. 선거초반엔 시민들이 '김포 새내기'인 김 후보를 낯설어했으나, 갈수록 마음을 열어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두관 후보의 강점은 풍부한 행정경험이다. 그는 88년 남해군 이장에 이어 95년 경남 남해군수에 당선됐다. 2003년 행정자치부 장관, 2006년 열린우리당 최고위원, 2010년 경남도지사 선출 경력을 쌓으며 이름을 알렸다.


김포 시민들도 김 후보의 경력에 점수를 줬다. 김포에 4년째 거주하는 양모씨(48)는 "김 후보는 밑바닥부터 쌓아올린 인생이고 큰 인물이 되지 않았나"라며 "저런 사람을 국회로 보내줘야 한다"고 말했다. 10년 넘게 거주 중인 임모씨(52)는 "인지도에서 차이가 많이 난다. 김 후보가 김포에 더 힘을 실어줄 것 같다"며 지지 의사를 나타냈다.


김 후보는 "유정복 전 의원이 중도 사퇴로 김포 국회의원의 잔여임기는 1년 8개월 남은 상태다"며 "바로 일을 해야 하는데, 정치를 처음 하는 분이 언제 일을 터득하겠나"라고 홍철호 후보를 겨냥했다. 김 후보는 "정치에서 일주일은 두 달과 같다. 남은 기간 유세에 총력을 기울이면 승산이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