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딱고개 코스피, 펀드환매에 발목잡힐까

머니투데이

한은정 기자

코스피지수가 펀드 환매물량에 밀려 연고점을 지켜내는데 실패했다. 23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0.61포인트(0.03%) 밀린 2028.32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장중 2035선까지 오르는 등 연중 최고점을 경신했다. 외국인이 7거래일 연속 매수했지만 오후 들어 펀드를 운용하는 투신권을 중심으로 펀드 환매물량이 쏟아지자 지수는 오전의 상승폭을 모두 반납했다.

올 들어 1~3월까지 국내 주식을 사들이던 투신권은 4월부터 팔자로 돌아섰다. 1~3월까지 투신권은 1조1624억원을 매수한데 이어 4월부터 이날까지 3조3975억원을 매도했다. 4월에 629억원, 5월 7178억원, 6월 2390억원을 매도한데 이어 이달 들어서는 1조580억원의 매도를 단행하는 등 매도강도는 거세지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펀드환매 이슈가 더 이상 증시의 발목을 잡지 않을 것이라는데 무게가 실린다. 펀드환매가 본격화되기 이전수준으로 설정액이 떨어지면서 환매물량이 이미 상당부분 소진됐다는 분석이다.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2008년 8월 144조원대로 최고치를 찍은 이후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면서 2012년 3월 이후에는 100조원 이하로 떨어졌고 현재는 69조원대를 기록중이다.

펀드 매수와 환매가 반복되던 지수대도 예전보다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코스피 지수 1850~1900선에서 주식형 펀드로 돈이 들어오고 2000선을 넘으면 환매가 이뤄졌지만 최근엔 1900~1950선에서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 글로벌 경기 회복으로 지수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점도 환매를 진정시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최근 증시 낙관론이 커진 가운데 환매를 하면 다시 매수시점을 잡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며 "펀드 환매도 개인들의 자금으로 개인이 매도해서 주가가 빠진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펀드 환매가 이뤄질 때에는 외국인이 항상 물량을 소화시키면서 지수를 끌어올렸고 지금도 같은 모습"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