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경제팀 비장의 카드, 코스피 화답할까

모처럼의 낭보에 시장이 반색했다. 이미 수면 위로 드러난 배당 확대를 비롯해 내수 활성화를 위한 정부정책이 24일 발표됐다. 개별 정책의 효과라는 작은 불씨들이 모여 하반기 증시에 불을 붙일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코스피는 이런 분위기에 화답하듯 이달 들어 단 3거래일을 제외하고 연일 2000을 웃돌며 콧노래를 부르고 있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경제팀의 메시지가 시장의 구원투수가 돼줄 것인지에 쏠려 있다.


◇수면 위로 드러난 '배당'·물 밑에 잠긴 '메시지'=새 경제팀의 메시지 중에서 투자자들의 주목을 끄는 제1의 화두는 배당이다. 경제팀은 기업이익의 일정 수준 이상을 투자나 배당 등에 활용하지 않은 기업을 대상으로 과세하는 기업소득환율세제(가칭)를 꺼내들었다.

아직 적용대상 기업이나 과세 이익 기준, 세율 등이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대기업을 중심으로 제도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자기자본 규모가 큰 기업의 배당이 확대될 것이란 기대가 무리는 아니다.

배당성향 확대는 주식의 가치제고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시장 전반에 분명한 호재다. 우선 시장전체의 자기자본이익률(ROE) 수준이 높아지는 효과를 가져온다. 국내증시 ROE 평균은 지난 2000년 이후 9.3%를 유지하다가 지난 연말에는 이익부진 여파에 8.1%까지 떨어졌다. 글로벌 증시 중 최저수준이다.


김정호 HMC투자증권 스트레티지스트는 "국내 시장의 ROE하락에는 이익정체에 1차적 원인이 있었지만 사내유보율 급증에 따른 주당순자산가치(BPS) 상승에 더 근본적인 이유가 있었다"며 "배당확대를 통한 ROE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우리 증시의 밸류에이션 개선은 수급에 직결된다. 그간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고 국내 시장에 눈독을 들여오던 외국인들도 기업의 배당 추세가 확산될 경우 장기투자 패턴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기관 투자 확대도 기대된다. 정부는 연기금의 배당 관련 주주권 행사를 위한 걸림돌을 없애주기로 했다. 김 스트레티지스트는 "기관이 투자한 자산을 오래 보유할 수 있는 유인으로서 배당을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며 "기관은 배당을 받아 수익률을 높이는데 주저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외국인과 기관투자자의 원활한 수급을 바탕으로 상승장이 상당기간 전개된다면 개인투자자들의 투자도 활발해 것이란 기대가 높다. 배당주나 내수주, 우선주 등에 대한 투자심리 확산 자체가 시장 활성화에 도움을 주는 측면도 있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배당은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 과외소득이지만 배당에 국한해 볼 필요는 없다"며 "전반적인 기업가치 변화가 금융시장 활성화에 영향을 주고 증시에 자금을 유통하는 구조로 이어지면서 개인들의 투자도 이전보다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가속도 붙은 코스피, 2500도 넘보기?=코스피는 이달 들어 3거래일을 제외하고 2000을 웃돌았다. 가라앉은 경기를 살리겠다는 정부의 강한 의지와 함께 외국인의 지속적인 매수세가 뒷심이 돼 줬다.

코스피 지수는 새 경제팀의 정책이 발표된 오전 10시 이후 상승과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이날 오후 1시31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날 보다 6.61포인트(0.30%) 내린 2022.27을 나타내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향후 상승장을 단정할 수 없지만 분위기는 무르익었다고 판단한다. 코스피 일평균지수는 지난 1분기 1950, 2분기 1990을 나타내다가 3분기 들어 2000을 유지하며 선전하고 있다.

정책 기대감이 만연한 상황에서 외국인의 매수흐름이 뒷받침해준다면 지난해 일평균지수대인 1960선을 거뜬히 넘어설 것이란 관측이다.

교보증권의 김 팀장은 "여전히 기업 실적 우려감이 있고 정부가 꺼낸 카드가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지 의구심이 있다는 측면에서 상승장을 단언할 수 없다"면서도 "지수 평균값이 오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증시침체 우려는 일단 가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