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에게 남발한 핑크빛 공약…사기죄?"

조우성 변호사가 23일 오후 서울 광화문 드림엔터에서 열린 창업멘토링 클래스에서 스타트업이 알아야 할 투자계약서 작성을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사진=최부석 기자

"투자자에게 남발한 핑크빛 공약, 사기(詐欺)죄 될 수 있다"


법무법인 한중의 조우성 변호사는 지난 23일 광화문 KT 드림엔터에서 열린 '창업멘토링 클래스 시즌2’에 강연자로 나서 이같이 말했다. 투자 유치를 위해 한 약속이 실제로 지켜지지 않을 때 투자자가 창업가를 사기죄로 고소할 수 있다는 충고다.

'스타트업이 알아야 할 투자계약서 독소조항'이라는 주제로 펼쳐진 이날 강연에서 조 변호사는 "투자유치 때 투자자에게 핑크빛 공약을 남발하면 자칫 사기(詐欺)죄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 변호사는 "투자를 유치하며 말한 '4년 안에 코스닥에 상장한다'와 같은 약속이 지켜지지 않으면 투자자가 창업가를 사기죄로 고발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조 변호사는 "이때 창업가가 투자자를 설득하며 보여준 자료, 투자자와 주고받은 이메일 등 근거자료에 대한 조사가 진행된다"며 "만약 지킬 수 없는 내용을 호언장담한 것으로 판단되면 사기죄가 성립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그는 "투자 유치를 위해 회사의 비전을 보여주는 것은 좋으나 공수표가 되지 않을 범위에서 신중하게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조 변호사는 "투자를 받고 난 이후에는 투자자와 소통하지 않는 창업가들이 많은데 투자자와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투자 유치 후에도 투자자에게 사업진행 사항을 설명하는 등 회사 정보를 제공하고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투자자에게 아무런 정보도 주지 않고 있다가 약속했던 수익이 발생하지 않으면 투자자 입장에선 사기죄로 고발하는 등 공격을 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조 변호사는 벤처캐피탈(VC)과의 계약 시 주의할 사항에 대해 설명했다. 조 변호사는 "VC와의 계약에선 '진실보증조항'과 '바이백 옵션'을 주의하라"고 강조했다. 진실보증조항이란 창업가가 투자자에게 '회사 부채가 없다'와 같은 내용을 보증하는 것이다. 조 변호사는 "사전에 반드시 보증조항을 확인해 회사가 보증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보증 내용을 결정하라"고 조언했다.

이어 조 변호사는 "바이백 옵션을 주의하라"고 강조했다. 바이백 옵션은 매각측이 매각 대상물을 일정 기간 후에 되사올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즉 바이백 옵션을 달고 계약을 할 경우 회사가 약속한 기간에 약속한 사항을 이행하지 못하면 VC의 주식을 되사가야 한다. 조 변호사는 "복리이율을 적용하면 원금보다 훨씬 비싼 금액으로 주식을 되사기도 한다"며 "바이백 옵션을 달더라도 복리가 아닌 저리로 달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