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금융권, "LTV·DTI 완화, 고객 이탈 우려"

LTV(주택담보대출비율)·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 합리화 등의 내용을 담은 새 경제팀의 경제정책방향이 발표되면서 상호금융, 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서는 고객 이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 동안 1금융권에 비해 금리가 높아도 더 많은 돈을 빌릴 수 있다는 이점으로 고객을 유치했는데, 은행들과 대출 한도까지 같아지면 경쟁력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24일 관계부처가 합동으로 발표한 '새 경제팀의 경제정책방향'에는 금융업권별로 달랐던 LTV·DTI 규제를 합리화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이번 개선안에 따라 지금까지는 은행·보험은 수도권에서 50~70%, 기타 지역에서는 60~70%가 적용되고, 기타 비은행권은 수도권은 60~85%, 기타 지역은 70~85%가 적용되던 LTV 비율이 전 금융권에서 동일하게 70%로 적용된다. 즉 그 동안은 같은 주택 담보물로 2금융권에서는 돈을 더 많이 빌릴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은행과 상호금융, 저축은행 등에서 빌릴 수 있는 돈이 같아진다. DTI도 금융권역, 지역별로 다르던 것이 60%로 동일하게 적용된다.

이 같은 규제 완화에 대해 2금융권은 고객들의 이탈을 우려한다. 은행은 금리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상호금융의 경우 전체 여신 중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높아 더 큰 영향이 예상된다. 새마을금고는 전체 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이 약 47% 수준이며, 신협도 30~40%수준을 차지하고 있다.


한 상호금융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상호금융의 대출금리가 은행보다 1~2% 높아도 돈을 더 빌릴 수 있다는 이점으로 고객들이 찾았다"고 밝혔다. 또 "지금은 근저당 설정비가 금융기관 부담으로 운영되고 있어 고객 입장에서는 근저당 설정 부담마저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과거에는 고객이 금융기관을 옮기려고 해도 설정비 등의 부담 때문에 옮겨가지 못했는데 지금은 그런 제약마저 없어 고객 이탈이 많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또 제도권 금융권에서는 대부분 거래 3년이 지나면 중도 상환 수수료도 받지 않고 있는데, 근저당 설정비 부담, 중도상환 수수료 부담이 없는 상황에서는 LTV 비율이 같아지면 금리가 낮은 1금융권으로 옮겨갈 개연성이 높게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저축은행 업계는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상호금융기관에 비해 높지는 않지만, 안그래도 어려운 업계의 영업활동이 보다 위축되지 않을까 걱정한다. 저축은행은 전체 여신 중 주택담보대출이 15% 정도를 차지하며, 그 중 LTV 적용을 받는 가계 대출만 봤을 때는 약 3%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상호금융에 비해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도 있지만, 기존에 영업을 하던 부분의 기회가 줄어드는 것"이라며 "지금까지는 신용등급이 좋은 고객들도 더 많은 돈을 빌리려는 목적으로 2금융을 이용했는데, 앞으로는 은행 이용이 안되는 낮은 신용등급의 고객들만 2금융을 찾게 될 것이라는 점도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