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금융 유증, 조정호 회장 1150억 투입

머니투데이

유다정 기자

메리츠금융지주 (77,800원 ▲300 +0.39%)가 공격적 사업확대를 위한 실탄을 마련하기 위해 유상증자로 1545억원을 조달하기로 결정했다. 최대주주인 조정호 회장(74.42%)은 약 1150억원을 투입해야 한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메리츠금융지주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1545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예정 발행가액은 주당 5490원으로 보통주 2814만2590주를 발행할 계획이다. 주관사는 우리투자증권이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최근 자회사들의 실적 개선에 발맞춰 자금조달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자기자본 1조원 증권사 대열에 성큼 다가선 메리츠종금증권의 행보가 눈에 띈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6일 아이엠투자증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정밀실사를 앞두고 있다. 두 증권사가 합병하면 자기자본 1조원이 넘는 중대형 증권사가 탄생한다.

메리츠금융은 지난해 1500억원 규모의 전환우선주 발행을 통해 자본을 확충하려 했지만 메리츠캐피탈이 우리파이낸셜 인수에 실패하자 증자 계획도 접었다. 그동안 미뤄왔던 증자를 추진하게 된 것은 조정호 회장의 경영복귀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조 회장은 지난해 6월에 지배구조를 투명화하고 전문 경영인 체제를 굳히기 위해 메리츠금융과 메리츠화재 회장직에서 전격 사퇴했다가 9개월만인 올해 3월 등기이사로 경영일선에 복귀했다. 각 계열사들의 공격적인 영업을 위해선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1500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한 메리츠금융지주는 조 회장으로부터 약 1150억원을 지원받을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은 지난 3월말 기준 메리츠금융지주 지분 74.42%를 쥐고 있다.

구주주 초과청약 제도가 적용돼 기존 주주들은 1주당 0.2주를 추가로 청약할 수 있다. 주주청약 기간에 초과청약 의사를 표하고 추후 일반공모 과정에서 실권주가 발생하면 초과청약한 주주들에게 신주가 배정된다. 구주주 청약일은 오는 9월 18~19일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