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영어회화 잘하면 승진에 ‘가점’

= 말하기 점수따라 인사 가점, 해외연수 선발…내달 중 인사규칙 개정


서울시가 공무원들의 영어회화 능력을 높이기 위해 승진 등 인사고과에 영어 말하기 점수를 반영하기로 했다.


중앙정부와 전국 17개 광역 시·도를 통틀어 외국어 말하기 평가로 인사 가점을 주는 것은 서울시가 처음이다.

서울시는 토익 스피킹(TOEIC Speaking) 등 영어 말하기 시험 점수에 따라 인사평가에서 가점을 줄 수 있도록 다음달 중 인사규칙 개정을 추진한다고 25일 밝혔다.

토익 스피킹을 비롯해 오픽(OPIc·OPI), 아이엘츠(IELTS), 국가영어능력평가(NEAT) 등이 가점 적용 대상이다.


시는 해외연수 등 국외 훈련 공무원을 선발할 때도 따로 시험 없이 말하기 시험 가점 보유자를 선발할 계획이다.

또한 시가 주최하거나 참여하는 국제행사, 외국인 대상 직무에 외국어 능통자를 우선 배치할 예정이다.

이들이 외국어 능력을 더 끌어올릴 수 있게 회화 심화 교육과정을 신설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이는 “외국어 잘하는 공무원이 많아져야 한다”는 박원순 시장의 지론에 따른 것이다.

박 시장은 지난 임기 때 “글로벌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영어는 기본이고 다양한 언어를 구사하는 공무원 숫자가 많아져야 한다”며 “신규공무원 채용할 때는 언어구사력을 중요한 판단자료와 기준으로 해 주시고 한 과에 적어도 영어능통자가 10% 이상은 되도록 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실제 서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지난해 처음으로 1000만명을 넘어섰고 해외도시와 국제교류 업무도 늘고 있다.

서울시는 공무원들의 외국어 능력 향상에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토익(TOEIC)과 토플(TOEFL), 텝스(TEPS), 서울대·한국외대·부산외대 어학능력검정시험 점수에 따라 0.05점, 0.15점, 0.25점 인사평가 가점을 주고 있다.

지난달 기준 시 직원 중 어학가점 대상자는 490명으로 전체 직원의 4.6% 정도다. 2011년 344명에서 2012년 361명, 지난해 453명 등 꾸준히 대상자가 늘고 있다.

영어·중국어·일어 등 전화 외국어 학습을 지원해 매년 약 600여명, 정규·맞춤과정, 1:1 영어클리닉 등 직장외국어 교육 프로그램엔 매년 1200명이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토익처럼 읽기·듣기 위주 외국어 시험 점수로 가점을 반영하다 보니 이들 중 실제 국제행사나 외국인 민원을 상대할 수 있는 수준의 의사소통 능력을 갖춘 직원은 별로 없다는 문제가 있었다.

아직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채용, 인사고과에 외국어 말하기 시험 민간기업에선 삼성·포스코·현대자동차 등 민간기업에선 흔한 일이고, 일부 공기업도 말하기 시험 점수를 채용에 반영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읽기, 듣기에 한정된 현재의 외국어 가점 제도로는 실질적인 의사소통 능력 향상을 위한 동기부여가 미흡해 스피킹 시험 가점제도를 도입하려는 것”이라며 “글로벌 도시를 지향하는 서울시 공무원들의 의사소통 능력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차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