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에 시신 발견하고도 묵살? 경찰 “오인신고거나 무관한 신고”

세월호 실소유주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지난달 12일 전남 순천의 한 밭에서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22일 전남 순천 송치재 휴게소에서 경찰들이 유 전회장의 유품 등을 찾기 위해 수색하고 있다. 2014.7.22/뉴스1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시신 발견을 둘러싸고 의혹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경찰이 그간의 의혹에 대한 해명을 내놨다.

경찰청은 25일 유병언 변사사건 관련 주요 이슈별 해명자료를 통해 총 7가지로 나눠 설명했다.

◇매실 수확시점인 4월 중순에 시신발견 신고를 묵살했다?

5월25일 검찰에서 송치재 별장을 압수수색했을 때 유병언이 별장 2층 비밀공간에 숨어 있었다는 구원파 여신도 신모씨의 진술이 검찰수사로 확인됐고 송치재 별장에서 채취한 체액과 금수원 내 유병언 집무실에서 채취한 DNA 시료가 일치해 유병언이 당시 송치재 별장에 있었던 사실이 분명하다고 경찰은 밝혔다.

따라서 묵살 여부는 확인할 수 없으나 적어도 4월 중순에는 유병언이 생존해 있었다는 것이 명백한 사실이므로 4월 중순에 유병언 시신을 발견했다는 신고는 오인신고이거나 유병언과는 무관한 신고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수배전단의 유병언 신장을 변경한 이유가 발견된 변사체의 신장과 맞추기 위해서?


5월22일 검찰이 유병언 부자에 대한 공개수배 결정 후 경찰에 수배전단 배포를 의뢰하면서 유병언의 신체특징에 대한 정보를 '신장 165cm'로 통보해 수배전단에 그대로 기재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후 6월12일 경찰이 요청한 유병언의 수형기록을 검찰로부터 제공받아 '신장 160cm'로 확인 후 그 다음날인 13일 반상회 자료에 이를 반영하고 언론에도 정정해 공개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유병언 변사체 발견과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검찰 압수수색 다음날 경찰에서 송치재 별장 수색을 실시했음에도 2층 비밀공간을 발견하지 못한 이유?

경찰은 5월26일 유병언이 도피한 것으로 판단한 검찰 요청에 따라 유병언 발견을 위한 수색 목적이 아닌 송치재 별장의 거주자 신원확인을 위한 지문채취 등 감식 요청증거물 확보목적으로 송치재 별장에 투입됐다고 설명했다.

당일 경찰 과학수사요원 5명은 송치재 별장 1층 주거지를 중심으로 현장감식을 실시해 지문과 DNA를 채취했다. 당시 경찰 과학수사요원 외 검찰 수사관들도 있었고 경찰 과학수사요원은 검찰로부터 의뢰받은 현장감식만 실시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최장 18일 만에 부패가 이처럼 고도로 진행될 수 있는지?

변사체 부패는 주위 온도, 습도 등 환경 요인과 변사체 의류, 나이 등 상태에 따라 많은 영향을 받는다.


이번 건은 해당 지역에 더운 날과 비오는 날이 반복됐고 변사자가 겨울 파카를 착용했던 점, 구더기 등이 많이 발생했던 점 등으로 볼 때 부패가 빠르게 진행되기 쉬운 조건이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지문채취를 2번 실패하고도 40일 만에 지문을 채취할 수 있었던 이유

6월12일 시신을 최초 발견시 변사자가 심하게 부패돼 현장에서의 지문채취가 어려웠으나 7월21일 변사자가 유병언으로 확인된 후 '고온습열처리기법', '주사기법' 등 지문채취기법을 총동원해 열 손가락 중 유일하게 오른쪽 손가락에서 지문 1점을 채취한 후 유병언의 기존 지문과 1:1 지문대조를 통해 신원을 확인했다.

◇머리카락 감정의뢰 여부 및 시신 일부는 왜 현장에 방치됐나?

최초 머리카락 감정을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경찰은 통상 신원불상 변사체의 경우 부검의가 변사체의 부패상태를 보고 DNA 검출 가능성이 높은 검체를 채취해 DNA 감정을 의뢰한다.

이에 따라 6월13일 부검시 부검의가 부패상태를 고려해 대퇴골, 치아 1점 등을 채취해 DNA 감정을 의뢰했다고 설명했다.

행려자를 검사하더라도 머리카락 등을 모두 수거해야 하는 것 아닌지에 대한 문제제기에 대해 경찰은 모두 하는 게 맞고 6월12일 시신과 유류품 수거 시 일선 직원들의 부주의로 머리카락과 뼈 조각 일부가 현장에 유류됐다고 시인했다.

이후 유병언으로 확인된 후 지난 22일 현장에서 머리카락과 뼈 조각을 수거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 머리카락과 뼈 조각을 국과원 서울연구소에 DNA 감정을 의뢰했다.

◇유병언 DNA 일치 사실을 구두통보 받은 후 야간에 급히 언론에 공개한 이유?

국민적 관심이 큰 사안임을 고려해 국과원으로부터 DNA 일치 구두 통보를 받은 후 관련내용이 보도돼 추측성 보도와 오보 방지를 위해 우선 '유병언 추정 시신이 발견됐고 그 다음날 오전 9시 브리핑 예정'이라는 사실을 출입기자 간사를 통해 전파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홍기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