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아이시스, 분쟁광물 추적 시스템 ‘체이서’ 개발

최근 국내 한 대기업이 ‘분쟁광물’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미국 정부가 분쟁광물을 사용하는 기업에 대해 규제에 나섰기 때문이다. 지난 6월부터 미 증시에 상장된 모든 제조업체들은 부품에 들어간 광물의 원산지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의무 보고해야 된다.

분쟁광물이란 아프리카 분쟁지역 10개국에서 채굴되는 주석, 탄탈륨, 텅스텐, 금 등의 광물을 말한다. 게릴라나 반군들이 채굴 과정에서 민간인을 대상으로 반인륜적 노동 착취를 하는 데다 광물 판매 대금으로 무기를 구입하는 등 논란거리를 낳았다. 이 때문에 기업들이 분쟁광물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제동을 건 것이다.

분쟁광물 정보 교류 시스템 ‘체이서’의 로그인 화면/사진제공=엠아이시스

기업들은 부품에 사용된 광물의 원산지를 공개해야 되지만, 많은 협력업체를 둔 대기업의 경우 원산지 추적이 녹록치만은 않은 게 현실이다. 협력사에 일일이 공문을 보내는 등 전수조사를 거치는 것도 쉽지 않지만, 회신에 대한 신뢰성도 보장할 수 없어서다. 특정 대기업에 정보 교류 시스템이 있다 하더라도 협력사들이 이 같은 시스템을 갖추지 않았다면, 방법은 소위 말하는 ‘수작업’밖에 없다. 조사에 몇 달씩이나 걸리는 까닭이다.

하지만 전수조사를 거치지 않아도 원산지를 쉽게 추적할 수 있는 플랫폼이 오픈을 앞두고 있다. 정보관리시스템 업체 엠아이시스(대표 김인동)가 공급망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통합 관리 시스템 ‘체이서(Chaser)’를 개발했다. 현재 일부 대기업에서 관심을 보이는 중이다.

기존엔 최종 생산자가 1차 협력업체에 광물 원산지를 요청하고, 요청 받은 업체는 또 다른 협력사에 요구해야 했다. 이렇게 많게는 4차까지 내려가야 하는 데다 부품 종류가 워낙 많아서 원산지를 제대로 파악하기란 거의 불가능했다.

체이서는 협력사에서 협력사로 이어지는 모든 업체와 부품을 데이터베이스화한 플랫폼이다. 체이서를 사용하면 조사 기간과 비용, 업무량(인력) 등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데이터 신뢰도도 확보할 수 있다. 중견·중소기업뿐 아니라 대기업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특히 중소기업에 적합한 플랫폼으로 시스템 구축 등에 고가의 비용을 투입하지 않아도 된다.


엠아이시스는 분쟁광물 원산지 관리 외에도 ‘부품·자재의 원산지 관리 시스템’과 화평법 요구 사항에 대응할 수 있는 ‘기업 간 정보전달 의무 이행 시스템’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와 함께 모든 협력사를 아우르는 ‘원스톱 재고 관리 시스템’도 선보일 예정이다.

김인동 엠아이시스 대표는 “일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기존 공급망 관리(SCM) IT 시장에서 일대 변혁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