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브X' 필요없는 인증서 9월 첫선…MS 장막 걷힐까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액티브X 기술 없이도 쓸 수 있는 공인인증서가 개발돼 올해 9월부터 전격 보급될 전망이다. 공인인증서는 국내 액티브X 종속화를 가속화시킨 주범으로 지목돼왔던 상황. 그러나 궁극적으로 '애물단지'로 전락 해버린 액티브X 기술 장막을 걷어 내는데 적잖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될 전망이다.


28일 정부가 발표한'전자상거래 결제 간편화 방안'에 따르면, 미래창조과학부는 다양한 브라우저와 단말기에서 불편 없이 사용할 수 있는 'Non-액티브X' 방식 공인인증서를 개발, 연동성 및 보안성 테스트를 거쳐 오는 9월부터 본격적으로 보급할 계획이다.

인터넷 뱅킹과 쇼핑몰 결제 등에 사용되는 공인인증서는 MS 웹브라우저(인터넷 익스플로러)에서만 구동되는 '액티브X' 기술을 통해 실행되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MS 독점화를 심화시킨 주범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크롬, 파이어폭스 등 다른 웹브라우저에서 쓸 수 없었고, 이는 다시 해외 이용자들의 국내 사이트 이용을 막는 병폐를 불렀다. 액티브X 기반 기술의 보안 취약성 문제도 꾸준히 제기돼왔다.

이번에 정부가 개발한 'Non-액티브X' 방식 공인 인증서는 웹표준 방식으로 별도의 플러그인 프로그램 대신 브라우저에 직접 저장되고 실행된다. 때문에 아예 액티브X 기술이 필요 없다는 게 정부측 설명이다.

이와 견줘 일부 금융권들이 그동안 도입해왔던 '오픈 뱅킹' 서비스의 경우, MS 브라우저 외에 타사 브라우저에서도 공인인증서를 사용할 수 있는 별도의 플러그인을 제공하는 수준. 쉽게 '액티브X 프리(Free)'로 가기 위한 과도기적 서비스에 불과했던 것.


정부는 'Non-액티브X' 방식 공인 인증서 보급이 활성화될 경우, 심화된 국내 액티브X 종속 문제가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풀어야할 숙제가 더 많다. 당장 쇼핑몰 결제에 도입하려면 기존 카드사와 지불결제(PG)사들의 결제 모듈을 새롭게 바꿔야 한다. 미래부는 이를 위해 주무부처인 금융위원회와 협조해 금융권의 결제 모듈 변경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공인인증서의 최대 수요처인 인터넷 뱅킹 결제에 Non-액티브X 공인인증서를 적용하는데는 더욱 많은 시일과 비용이 소요될 전망이다.

키보드 보안, 암호화 프로그램 등 결제에 동반되는 필수 보안 프로그램들이 대부분 액티브X 기반으로 설치되고 작동되기 때문이다. 이용자 보안시스템에 대한 전체적인 시스템 개편이 이뤄져야만 진정한 '액티브X 프리(Free) 뱅킹'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당장 그만한 은행권의 추가적인 투자가 전제돼야한다는 것.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십수년간 액티브X 사용문화에 익숙해 질대로 익숙해진 상황에서 공인인증서가 바뀐다고 하루아침에 인터넷 사용문화가 개선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내달까지 인터넷 이용환경 개선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보급하고, 9월부터는 액티브X 대체기술 컨설팅 사업에도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