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빵집, 동네빵집 요청한 할인율이 담합이라고?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형 프랜차이즈 빵집의 할인율 담합 의혹에 대한 전면 조사에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 조사는 특히 동네빵집이 프랜차이즈 빵집의 할인율이 과도하다고 조정을 요구해 제빵 프랜차이즈가 본사 차원에서 이에 따른 것이어서 공정위의 담합 대상으로 과연 적절하느냐는 비판을 낳고 있다.

29일 공정위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 크라운베이커리 등 빵집 프랜차이즈 3사가 2006년 이후 8년간 SK텔레콤 등 이동통신사 제휴카드 할인율을 10%로 동일하게 유지한 데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공정위는 할인율을 이처럼 똑같게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업체 간 합의를 거쳤기 때문으로 소비자가 당연히 누려야 할 할인 혜택을 제한했다며 조사에 나섰다. 그러나 해당 업계는 "동네 빵집의 요구로 할인율을 제한한 것도 업체별 담합이냐"며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당시 동네빵집들의 이익단체인 대한제과협회가 제빵 프랜차이즈의 할인율을 낮출 것을 요구해 프랜차이즈 3사가 이를 받아들인 것"이라며 "이익이나 매출을 늘리기 위해 담합한 것도 아닌데 공정위의 조사가 지나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통상 담합은 은밀한 곳에서 이뤄지기 마련인데 이번 할인율 조정은 이미 언론을 통해 현장 중계 되듯이 상세하게 공개된 내용"이라며 "당시에는 아무 말도 없었던 공정위가 이제 와서 조사를 하겠다는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제빵 3사는 2006년 1월 동네 빵집과의 상생 차원에서 당시 20~40%로 제각각이던 통신사 제휴카드 할인율을 일괄적으로 낮춰달라는 대한제과협회 요청에 따라 할인율을 10% 이내로 묶기로 합의했다. 이 같은 할인율은 SK텔레콤과 파리바게뜨의 제휴 종료 시점인 지난해 9월까지 유지돼왔다.

2005년부터 동네 빵집들은 최대 40%에 달하는 대형 프랜차이즈 빵집들의 할인 혜택이 동네 빵집 영업을 힘들게 하는 불공정행위라며 수차례 시정을 요구했다.

당시 동네 빵집들은 제빵 3사가 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자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파리바게뜨와 SK텔레콤을 공정위에 불공정거래 혐의로 제소하기도 했다.

A사 제빵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일반적인 담합과는 달리 동네 빵집의 요구로 동반성장 차원에서 힘들게 내린 결정을 이제 와서 조사한다는 것은 상식 밖의 행정" 이라며 "이미 제빵 프랜차이즈가 동네북이 된 상황에서 이런 조사까지 참아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