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천송이 코트' 못사" 호통 4개월…지금은?

글로벌 롯데닷컴 중문 사이트

정부가 외국인도 한국 인터넷 쇼핑몰에서 이른바 '천송이 코트'를 쉽게 살 수 있도록 전자상거래 결제 간편화를 추진하면서 온라인 한류쇼핑이 활성화될 지 주목된다.


업계에서는 외국인 대상 온라인 쇼핑몰 홍보와 함께 각국 고객 맞춤형 결제환경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정부가 발표한 전자상거래 결제 간편화 방안에는 외국인의 '천송이 코트(한국 인기드라마 속 주인공이 입은 옷)' 구매문제 해결 방안 등이 담겼다.

지난 3월20일 열린 규제개혁장관회의 및 민관합동 규제개혁 점검회의에서 대통령이 "전자상거래시 공인인증서 및 액티브엑스(Active-X) 때문에 외국인이 '천송이 코트'를 살 수 없다"고 지적하자 정부가 추진해온 방안들이다. 액티브엑스란 공인인증서 등을 설치하는데 필요한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웹브라우저 기술.

지난 5월 금융당국은 전자상거래에서 카드결제시 공인인증서 의무사용 규정을 폐지했다. 이에 따라 외국인은 전용 쇼핑몰에서 공인인증서와 액티브엑스 없이도 외국카드사의 결제방식을 이용해 구매할 수 있다.


정부 유관기관 주도 아래 외국인 전용 온라인쇼핑몰도 구축했다.

G마켓, 11번가, 옥션 등 민간 대형쇼핑몰의 경우 자체적으로 외국인 전용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지만 중소영세 쇼핑몰의 경우 비용부담 등으로 자체 쇼핑몰 운영이 어렵기 때문.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역협회는 지난 6월24일 외국인 전용 해외직접판매(B2C) 쇼핑몰 Kmall24를 오픈했다. 영어, 일어, 중국어로 제공되며 현재 판매업체는 150곳으로 2000여개 상품이 판매된다. 해외 고객은 이메일과 이름, 암호만으로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고, 구매 시 공인인증서나 액티브엑스를 설치할 필요 없이 카드번호와 유효기간 등을 입력하면 결제를 할 수 있다. 해외 결제시스템과도 연동된다. 미국 페이팔 계정을 갖고 있는 외국인이라면 페이팔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넣으면 결제된다. 중국 알리페이 회원 역시 연동돼 결제된다.

하지만 Kmall24의 현재 하루 방문자수는 5000명에 그친다. 지난주까지 누적 방문자수 10만명을 기록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이제 사이트 오픈 한달밖에 되지 않아 사이트가 활성화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검색엔진 광고, SNS마케팅, 해외 모바일메신저 마케팅 광고 노출 등을 추진해 해외 홍보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중소업체 한류 온라인 쇼핑몰이 활성화되려면 좀 더 적극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현재 Kmall24에 입점 대기하고 있는 업체만 300곳에 달한다. 개별 업체 소개, 상품 촬영, 한중일 번역작업, DB구축 등에 유무형의 비용이 많이 들다보니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쇼핑몰이 성공하려면 실시간 쇼핑 트렌드를 반영하면서 이벤트를 하고 상품후기 등 고객과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야 한다"며 "입점시간을 줄이고 외국인 대상의 사이트 홍보나 관리가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형쇼핑몰 중 외국인 대상 사이트를 구축한 곳의 경우 결제시스템을 해당 국가 특화 결제로 간편하게 바꾸면서 매출 신장을 꾀하고 있다.

중국 결제대행업체 알리페이와 제휴한 롯데닷컴은 지난 5월20일 글로벌 롯데닷컴 중문 사이트에 알리페이 결제시스템을 도입했다. 도입 이후 중국인 대상 매출 규모는 이전 한달에 비해 약 2.8배 성장했다. 지난 2월19일 글로벌 롯데닷컴 사이트 오픈 이후 월별 중국인 고객 매출 전월대비 증가율은 4월 115%, 5월 143%, 6월 190%다. 알리페이는 중국 온라인 결제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알리페이 회원인 중국인이 롯데닷컴 중문사이트에서 쇼핑을 할 경우 알리페이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있으면 기존 방식대로 편하게 결제할 수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해외 온라인 쇼핑객을 끌어모으려면 해당 국가 소비자 입장에서 가장 간편하고 안전한 결제 환경과 맞춤 상품이 무엇인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