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 안돼 라이선스반납?…선물업계 "황당하다"

최근 선물업계가 투자일임업 라이선스를 반납한 것과 관련, 일각에서 선물업황 악화로 투자자들의 발길이 끊긴 탓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에대해 선물업계는 "불필요한 라이선스를 반납했을 뿐인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29일 일부 매체는 국내 파생상품시장 위축으로 최근 한 달 새 외환선물과 유진투자선물 2곳이 '투자일임업'을 자진 폐지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투자일임업이란 금융회사가 투자자로부터 투자결정을 위임받아 자산을 운용해주는 업무를 말한다. 선물회사가 투자일임업을 폐지한 것은 돈을 굴려 달라고 맡기는 투자자가 없기 때문이며 이들 회사와 최근 6개월간 일임계약을 맺은 투자자가 단 한 명도 없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유진투자선물 관계자는 "5년 전 자본시장법 발효에 따라 받아두었던 라이선스인데 라이선스만 받았을 뿐 영업을 한 적이 없다"며 "최근에 투자자가 없어 반납하는 게 아니라 지난해 8월에 바뀐 시행령 때문에 반납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8월 개정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420조와 관련 시행령 373조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6개월 동안 영업 실적이 없는 금융투자회사의 업무에 대해 등록을 취소할 수 있다.

우리선물 관계자 역시 "쓰지도 않던 라이선스로 영업목적상 필요하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반납을 결정했다"며 "리스크가 많은 파생상품 투자일임을 누가 하겠냐. 원래부터 수요가 없었던 건데 투자자가 없어져 라이선스를 포기했다는 건 맞지 않다"고 말했다.


이처럼 바뀐 시행령에 따라 업계 전반에서 라이선스 반납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009년 자본시장법 발효 시 투자일임업 라이선스 받은 선물업체는 삼성선물을 제외한 외환선물, 우리선물, 유진선물 등 6개사로 확인됐다. 이 중 외환선물과 유진선물, KR선물, 우리선물은 라이선스를 이미 반납했다. NH선물은 라이선스 반납으로 내부 결정을 내린 뒤 이사회 결정을 남겨두고 있다.

라이선스를 유지하기로 한 곳은 현대선물 한 곳뿐으로 확인됐다. 현대선물 관계자는 "아무래도 선물회사의 업무 영역이 제한적이다 보니 반납 전에 영업을 시도해 보기로 했다"며 "현재 금융위에 영업계획서를 제출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금융위 관계자는 "업황이 어려우면 어떻게라도 이익을 내려고 할 수 있는 수단을 모두 다 동원하지 않겠냐"며 "투자일임업 라이선스 반납을 실적과 연결짓는 건 무리수"라고 설명했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도 "업계에서 들으면 황당해할 얘기"라며 "원래 파생상품 투자일임 영업을 하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경영 실적과 연관을 지을 수가 없는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