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급락세 언제까지..우량 중소형주는 매수기회?

코스피 지수 추이

3년만에 지수가 장중 2070을 돌파하는 등 강세를 보이고 있는 코스피 장세에 눌린 코스닥이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선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기관과 외국인의 자금이 대형주로 쏠리면서 당분간 대체주 역할을 해온 코스닥이 힘을 받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과거와 같이 코스피 강세장 속에서 코스닥이 소외받는 '디커플링(비동조화)' 현상이 심화되진 않을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면서 낙폭이 커진 우량 중소형주 위주로 매수에 나서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대형주 강세장 국면...호실적 중소형주 매수기회 = 전날(29일)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1.16포인트(2.02%) 하락한 541.82로 마감했다. 개인이 홀로 매수하고 기관과 외국인들이 매도공세에 나서는 전형적인 급락장의 모습이 전날에 이어 재연됐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기관과 외국인의 순매도는 각각 885억원, 259억원으로 집계됐다. 기관매도는 올 들어 두 번째(5월28일 982억원)로 많은 규모다. 반면 개인 순매수는 1150억원이었다. 개인과 외국인 내놓은 물량을 개인이 고스란히 떠안은 셈이다.

홍성국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부사장)은 "현재 중소형주의 대형주대비 상대강도가 역사적 고점까지 상승했다"며 "중국 제조업 지표의 반등과 함께 국내 내수경기 부양책이 발표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경기민감 대형주의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외국인 수급과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도 대형주가 유리한 국면"이라며 "중국 경기의 반등 모멘텀이 꺾이고, 서구 중앙은행들의 긴축 전환에 대한 우려가 가시화되기 전까지 대형주의 상대적 강세(코스닥의 상대적 약세) 국면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코스닥 시장의 주가조정은 일시적일 것이라며 낙폭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실적이 좋은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좋은 매수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코스닥 지수 추이

김윤서 KTB투자증권 투자전략 담당 연구원은 "대형주로의 가파른 수급배분에 따른 일시적 수급 불균형과 상반기 가파른 상승에 따른 기술적 피로감으로 코스피와 코스닥의 디커플링이 지속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고성장주 낙폭 확대에도 불구하고 장기 상승추세는 유효하다"며 "성장주 전반의 성장기대감과 장기추세선이 살아있다는 점에서 주가조정은 일시적"이라고 강조했다.

김영준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닥은 코스피의 대체주 역할을 하는 면이 있기 때문에 코스피가 상승장에 돌입할 경우 수급이 제한적일 수 있다"며 "다만 코스닥은 개별종목별로 실적에서 우위를 보일 수 있어 코스닥 낙폭이 커지면 좋은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하석원 우리투자증권 스몰캡팀장도 "실적 시즌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8~9월은 대형주 위주의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코스닥 시장은 실적이 좋은 중소형주 중심으로 4분기에 재상승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스닥 반등장 오나..헬스케어·車부품·미디어콘텐츠 '주목'= 올 하반기 코스닥 반등장을 이끌 테마와 업종, 종목은 무엇일까. 증권가에선 제약·바이오·의약품은 물론 헬스케어와 자동차 부품, 미디어 콘텐츠 등을 우선적으로 꼽는다. 또 국제 곡물가 하락과 원화 강세 수혜주인 음식료 업종과 실적 안정성을 갖추고 있거나 턴어라운드 가능성이 높은 종목도 관심대상에 올리고 있다.

이정기 하나대투증권 스몰캡팀장은 현대·기아차 등 완성차 기업이 연비절감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관련 기술력을 갖춘 차 부품 업체를 하반기 주목할 만한 종목으로 추천했다. 이 팀장은 "자동차 부품 기업 중 DTC(듀얼클러치트랜스미션), 강화플라스틱, 터보차져 등 연비개선 성능이 있는 부품을 만드는 회사가 하반기 모멘텀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성환 교보증권 연구위원은 제약과 바이오, 원료, 의약품 등 헬스케어 업종을 하반기 톱픽으로 제시하며 그동안 낙폭이 컸던 IT 부품주 중 삼성, LG, 애플 등 다양한 기업과 거래하며 실적 개선 가능성이 높은 종목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최 연구위원은 "그동안 엔화 영향으로 좋지 않았던 원료 의약품 업종이나 제약과 바이오를 비롯한 헬스케어 분야는 꾸준히 관심이 이어질 것"이라며 "IT 부품주 중에선 거래선이 다양하고 3분기에 실적 턴어라운드가 가능한 종목이 반등에 나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대우 KDB대우증권 연구위원은 미디오콘텐츠 업종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위원은 "국내 증시에서 소프트웨어나 콘텐츠 등 무형의 종목이 이상하게 제 값을 받지 못하고 왜곡이 심했다"며 "하지만 최근 중국에서 국내 미디어 콘텐츠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만큼 점차 제값 받기가 가능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드라마 제작 관련 종목은 앞으로 눈에 띄는 주가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