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업계 임단협, 어디까지 왔나?

이유일 대표이사(사진 오른쪽)와 김규한 노조위원장(왼쪽)이 조인식 후 악수를 나누고 있다./사진제공=쌍용자동차

올해 완성차 업계 임금단체협상이 5부 능선을 넘어섰다. 현대·기아차와 르노삼성만이 남은 상태로 쌍용차와 한국GM은 노사가 합의안을 도출했다. 아직 합의를 하지 못한 회사는 여름휴가 이후로 타결 시점이 넘어갔다.

◇현대·기아차, 르노삼성 임단협 난항=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30일 현대·기아차 노동조합을 포함한 현대자동차그룹 노조대표자들은 현대차 울산공장 노조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통상임금에 관한 입장과 협상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20여개 계열사의 노조대표자가 참석할 예정으로 노조는 회사가 통상임금 확대 요구를 받아들일 것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그룹사 노조 대표자들은 지난 1일에도 성명서를 내고 "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적용하지 않으면 총력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 노사는 29일에 열린 14차 단체 교섭도 서로의 입장 차이만 확인했다. 다음달 4일부터 시작하는 여름휴가까지는 2번의 교섭이 남은 상태다.

노조는 한국GM과 쌍용차가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킨 예를 들며 통상임금 범위를 확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회사는 "타 회사와 달리 현대차는 정기상여금에서 고정성이 결여되는 부분이 있다"며 지난해 노조와 합의한 대로 현재 통상임금 관련 소송이 있는 만큼 최종 판결 이후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정년 연장과 근무 체계 개편에 대해서도 노사의 의견이 갈린다. 노조는 조건 없는 정년연장과 8시간+8시간 근무 조기도입을 회사에 요구했다.

그러나 회사는 "정년연장을 위해서는 임금피크제 시행이 필요하며, 8+8 근무체계는 이전에 목표시기로 합의한 2016년에 시행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여름휴가 전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행위 신청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노위에서 '조정중지'를 결정할 경우 노조는 합법적인 파업이 가능하다.

르노삼성은 임단협이 '일시 중지' 상태다. 지난 28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여름휴가에 들어갔다. 추후 교섭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르노삼성은 지난 18일 교섭이 결렬된 후 노조가 22~25일 각 사업장 별로 부분파업을 실시할 정도로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노사가 쉽게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이유는 인사 문제에 대한 의견 차이 때문이다. 회사 측은 "인사권은 회사 고유의 경영권으로 임단협에서 다룰 문제가 아니다"는 입장이어서 노사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쌍용차, 한국GM 노사는 합의= 한편 쌍용차와 한국GM은 임단협이 거의 마무리된 상태다. 쌍용차는 29일 임금·단체협약 조인식을 갖고 노사간 협력을 다짐했다. 쌍용차는 지난 24일 업계 최초로 임·단협을 타결하며 5년 연속 무분규를 이어갔다.

쌍용차 노사는 △정기 상여금을 통상 임금에 포함 △기본급 3만원 인상 △생산목표달성 장려금 200만원 지급 등에 대해 합의했다.

한국GM 노사는 지난 28일 열린 23차 임단협 교섭에서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키는 내용 등을 담은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노사간 이견이 있었던 시행 시점에 대해서는 올해 3월 1일부터 소급적용하기로 했다. 특히 최근 가동률이 60%로 떨어진 군산공장에서 차세대 '크루즈'를 생산하기로 한 것은 이번 임단협의 큰 성과로 평가된다.

업계 관계자는 "쌍용차와 한국GM은 임단협이 마무리된 만큼 아직 합의하지 못한 노사에는 부담이 될 것"이라며 "9월 추석 전에는 임단협을 끝내는 것을 노사가 목표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