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체감경기 세달째 뒷걸음질...'내수부진' 우려 심화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기업 체감경기가 계속 위축되며 제조업체들의 경기인식을 보여주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세 달 연속 하락했다. 제조업·비제조업을 막론하고 내수부진을 경영 애로사항으로 꼽은 기업들이 가장 많았고 환율에 대한 우려도 늘어났다.

3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 제조업 업황 BSI는 전월보다 3포인트(p) 하락한 74를 기록했다. 이로써 제조업 업황 BSI는 5월 이후 세달연속 하락했다. 8월 업황 전망 BSI도 75로 3p 떨어지면서 앞으로의 전망도 특별히 개선되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BSI가 100보다 작으면 경기를 나쁘게 보는 기업들이 좋게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의미다.

제조업체들 중 경영애로사항으로 내수부진을 꼽은 기업들은 22.7%에서 24.7%로 늘어났다. 환율을 애로사항으로 지목한 기업도 6월 15.5%에서 7월 16%로, 수출부진은 8.7%에서 8.9%로 많아졌다. 반면 경쟁심화(11.3%→10.8%), 자금부족(6.4%→4.2%)을 선택한 기업은 줄었다.

이를 반영하듯 수출기업의 지수는 전월과 동일한 75를 기록했지만 내수기업은 전월대비 5p 하락한 73을 나타냈다. 또 제조업체 중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지수는 각각 2p 하락한 79, 3p 떨어진 69를 기록했다.

7월 비제조업은 업황 BSI가 67로 전월대비 1p 상승했다. 한국은행 측은 이번달 비제조업 업황 BSI가 상승한 것과 관련, 세월호 사고로 타격을 입었던 숙박 및 여가 서비스 부분의 영향이 어느 정도 희석이 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8월 업황 전망 BSI는 66으로 전월대비 3p 하락했다.

비제조업 업체들도 내수부진을 가장 큰 경영애로사항으로 꼽았지만 선택한 비중은 6월 24.5%에서 이번달 24.4%로 소폭 줄었다. 대신 경쟁심화를 택한 기업들은 14.6%에서 15.6%으로 늘어났고 정부규제(5.2%→5.7%), 환율(4.5%→5.3%) 응답의 비중이 높아졌다. 불확실한 경제상황(13.5%→11.9%), 자금부족(9.5%→8.3%)는 줄었다.

한편 BSI와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성한 7월 경제심리지수(ESI)는 92로 전월대비 2포인트 하락했다.

한국은행 측은 "이번달 BSI 하락은 경기회복세 부진 요인도 있지만 계절적인 요소도 작용했다"며 "지난 10년간 6월 지수는 7월에 비해 4p 정도 낮아지는 경향이 있는데 이 같은 추세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