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시각]지정학적 이슈에 민감해진 투자자들

머니투데이

채원배 뉴욕특파원

연방준비제도(연준)의 FOMC(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가 개회된 29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하락했다.

FOMC 회의에 대한 우려보다는 지정학적 긴장감이 다시 고조됐기 때문이다. 러시아에 대한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경제 제재 확대 소식이 투심을 위축시킨 것이다.

이날 뉴욕증시는 30일 연준의 FOMC 회의 결과와 2분기 성장률 발표를 하루 앞두고 장중 내내 소폭 등락을 거듭했다.

머크 등의 기업 실적이 시장 예상을 상회하고 이날 발표된 소비자신뢰지수가 약 7년만에 호조를 기록한 게 장중 한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다우지수가 1만7000선을 회복하기도 했다.

하지만 유럽연합(EU)이 러시아 국영은행의 EU 역내 주식 및 채권발행을 금지하는 등 강도 높은 경제 제제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악재로 작용했다.

이같은 호재와 악재가 맞물리면서 혼조세를 보이던 증시는 장 후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에너지와 무기, 금융 부문으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한 후 일제히 하락했다. 장중 소폭 상승세를 유지하던 나스닥지수는 결국 0.05% 하락 마감했고, 다우와 S&P500지수는 장 막판 낙폭을 키우면서 0.4%대 하락했다.

월가는 주요 경제지표 발표를 앞두고 투자자들이 이날 지정학적 이슈에 다시 민감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평가했다.

BTIG의 수석 글로벌시장 전략가인 댄 그린하우스는 "투자자들이 현재 유럽과 러시아에서 벌어지는 일들과 이 일들이 악영향을 미칠 지 여부에 대해 민감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헌팅턴 펀드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랜디 베이트먼은 "모든 투자자들이 러시아의 반응을 확인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며 "이러한 지정학적 시나리오는 투자자들에게 약간 우려를 주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30일 2분기 경제성장률이 시장 예상치인 3%를 밑돌 경우 주식 매도의 구실로 작용할 수 있다"며 "그러나 증시 전망에 대해서는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