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DTI·LTV 시행 D-1…은행 창구는 '한산'

다음 달 1일부터 정부의 부동산시장 활성화 정책에 따라 LTV(주택담보인정비율),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가 완화되지만 30일 현재 은행 창구는 비교적 한산했다.

자신이 규제 완화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여부 등을 묻는 고객은 있지만 적극적인 대출 상담은 거의 없다고 은행들은 전했다.


◇은행 창구, 새 대출 대신 추가대출 가능여부만

LTV·DTI 규제완화 내용은 은행과 2금융권, 지역에 상관없이 LTV를 70%(현재 50~60%)로 확대하고, DTI 한도를 60%(현재 50%)로 늘리는 것이다. 이에 맞춰 은행들은 전산시스템을 바꾸고 각 지점들에 새 규정에 맞는 대출 상담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은행 지점들에는 기존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고객들이 추가 대출을 받을 수 있는지 여부를 묻는 전화가 걸려오기는 했지만 새 주택 매입자금 대출을 문의하는 고객은 많지 않았다.


아파트 밀집 지역인 경기도 김포의 신한은행 A지점은 규제완화 발표이후 하루에 1~2건 정도 대출 상담 사례가 있었다. 주담대 문의보다는 기존 금리가 높았던 대출을 대환(대출 갈아타기)하는 문의가 대다수였다.

서울 반포의 신한은행 B지점도 사정은 마찬가지. B지점 관계자는 "정부 발표이후 주담대와 관련한 문의가 크게 늘지는 않았다"면서 "창구를 방문했다 신용대출 대신 추가 주담대 가능 여부를 묻는 손님은 있었다"고 말했다.

일부 창구에서는 2금융권 고객들의 대환 문의와 이번 대책의 주요 내용을 묻는 질문이 있었다.

서울 강남의 KB국민은행 C지점 관계자는 "전화로 저축은행 고객들의 대환대출 문의 또는 현재 주택담보대출을 이용 중인데 추가로 대출을 받으려 하는 문의 등이 오고 있다"면서 "서울과 수도권 주요 지점에서도 주담대 실수요 문의는 아직 많지 않은 분위기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기도 수원의 우리은행 D지점 관계자 역시 "신규 주담대 문의는 거의 없는 편"이라면서 "여름이 이사철 비수기인데다 실제 한도 확대의 효과는 가을철 이사 성수기가 다가와 봐야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고객 다 뺏길라…상호금융·저축은행 '전전긍긍'

상호금융 등 제2금융권은 비상이 걸렸다. LTV·DTI 규제 완화로 상당수 고객이 은행 등 1금융권으로 넘어갈 것이란 우려에서다.

그 동안 고객들은 1금융권보다 금리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담보로 더 많은 돈을 빌릴 수 있다는 이점이 있어 2금융권을 찾았다. 하지만 이번 조치로 시중은행과 빌릴 수 있는 돈이 같아지면서 2금융권의 경쟁력이 사라졌다.

특히 상호금융기관은 저축은행에 비해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높고, 자체적인 15%포인트를 포함해 LTV가 85%까지 적용됐던 만큼 더 타격이 클 것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상호금융의 한 관계자는 "아직 시행 전이어서 관련 문의가 많지는 않지만, 고객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협중앙회는 다음 주 중 이번 시행에 따른 고객 대응 요령 등을 만들어 각 창구에 배포하고, 현장 담당자들을 소집해 해 대책 회의도 진행할 계획이다. 새마을금고중앙회도 현재 특별한 대응 방안을 준비하고 있지는 않지만, 시행 이후 고객 반응을 지켜본 후 대응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상호금융의 다른 관계자는 "신용대출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등의 원칙적인 대응책 외에는 특별히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며 "다만 최근에는 예전보다는 금리 차이가 크지 않아 내부적으로는 예상보다 고객 이탈이 적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는 반응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