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 구성원 60% "단원고생 '고른기회전형' 반대"

머니투데이

이정혁 기자

경희대가 오는 2016년 대학입시에서 안산 단원고 2학년생 전원에게 '고른기회전형Ⅱ' 응시 자격을 주기로 한 것에 대해 이 대학 학생과 교수 등 절반 이상은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경희대에 따르면 이 대학 학보인 '대학주보'가 최근 학교 구성원 853명(학생 730명, 직원 73명, 교수 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643명(75.3%)이 '내년 대입에서 세월호 참사 피해자 보상차원의 입시자격 부여를 알고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이 가운데 60%(386명)가 입시자격 부여에 대해 '반대한다'고 밝혔다. '매우 반대한다'는 34.2%(220명), '반대한다'는 25.8%(166명)로 집계됐다. 반면 '찬성한다'는 의견은 7.0%(45명), '매우 찬성한다'는 18.8%(121명)에 그쳤다. 나머지 14.2%(91명)는 '보통'이라고 답했다.

반대 이유로는 △정원 내 선발에 대한 사회적 공감 부족시 역차별 발생 우려 △다른 학생의 입시지원에 불이익 △다른 사고 피해자와 형평성 문제 등을 꼽았다. 찬성에서는 '무엇이라도 해주고 싶어서', '다른 보상방법이 마땅치 않다' 등의 의견이 나왔다.

경희대는 이번 설문조사 결과와 상관없이 이미 발표한대로 단원고 2학년 학생에게 해당 전형의 응시자격을 부여한다는 방침이다.

김현 경희대 입학처장은 "고른기회전형Ⅱ의 취지는 어려운 가정이나 환경 속에서 역경을 극복한 학생들에게 기회를 주자는 것"이라며 "이미 여러 차례 논의한데다 전형 취지와 맞는다고 판단해 결정한 만큼 문제될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희대 고른기회전형은 '학생부(학교생활기록부) 종합 전형'이다.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이 없고, 학생부와 면접 위주로 학생을 뽑는다. 고른기회전형Ⅰ은 국가보훈자와 저소득층, Ⅱ는 조손가정과 장애인부모자녀, 북한이탈주민 및 자녀 등이 지원할 수 있다.

경희대 학보인 '경희주보'가 최근 경희대 학생과 교수 등 구성원 85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세월호 참사 피해자 보상차원 입시자격 부여' 설문조사 결과. 경희대 구성원 절반 이상은 내년 대입에서 안산 단원고 2학년생 전원에게 일부 전형 응시자격을 주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나타났다.(사진제공=경희대 대학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