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송금, 신고없이 2000弗까지 가능해진다

(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외환보유액이 7개월 연속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5일 오후 서울 외환은행 본점에서 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에 따르면 1월말 리나라 외환보유액이 3483억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2014.2.5/뉴스1

이르면 10월부터 외국환은행의 확인 없이 해외로 송금할 수 있는 금액이 1000달러에서 2000달러로 늘어난다. 또 기업이 해외에 직접 투자할 때 연간 50만달러까지는 사전신고 없이 투자할 수 있게 된다. 증권사의 외화대출도 허용된다.


기획재정부는 31일 이러한 내용이 담긴 외환분야 규제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기재부에 따르면 이번에 개선될 규제는 △신고의무 없는 외화송금·수령금액을 2000달러로 확대 △지역농협 외환송금 허용 △2000달러 이하 환전 시 증빙서류 작성 폐지 △대외채권 회수기간 3년으로 연장 △50만달러 이하 해외 투자 시 사후보고 △해외 영주권자 사후관리 의무 유예 △선박 등 장기제작 물품 수입 시 200만달러 이하 선급금지급 허용 등이다.

우선 외화송금·수령과 관련, 외국환은행의 확인 또는 신고의무가 없는 기준금액을 2000달러로 상향조정해 소액 송금·수령 시 불필요한 절차가 간소화된다.

또 외국환은행이 소재하지 않은 농어촌 지역에서 외국환 거래가 가능하도록 지역농협에서 외화송금을 허용할 방침이다. 다만 지역농협의 경우 외국환은행이 아닌 점을 감안, 동일인 기준으로 연간 누적 3만달러 이내 범위에서 허용한다.


2000달러 이하 환전시 환전업자의 증빙서류 작성의무를 폐지한다. 아울러 동일자·동일인 기준 2000달러 미만이면 증빙없이 재환전을 허용할 방침이다.

해외 거주 영주권자에게 사후관리의무를 부담하게 하는 불합리를 해소하기 위해 해외 부동산 취득 이후 영주권자가 된 경우 국내 복귀 이전까지는 회수 등 사후관리의무를 유예하기로 했다.

또 수출대금, 해외부동산 처분자금 등 대외채권 회수기간을 1년 6개월에서 3년으로 연장한다. 회수기간을 충분히 제공해 회수부담을 완화하고 대외자산 관리의 자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기업이 50만달러 이하의 금액을 해외에 직접 투자하거나 현지법인의 자·손회사 지분율을 변경할 경우 외국환 은행에 사후보고만 하면 된다. 지금까지는 금액과 무관하게 사전신고가 필요했다.

또 선박 항공기 철도차량 산업설비 등 제작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물품의 경우 수령 1년 이전에 신고없이 200만달러 이하를 지급할 수 있게 한다. 장기제작 물품 수입시 선급금을 지급하는 일반적 거래 관행을 고려, 기업들의 업무부담을 완화하기 위해서다.

직접당사자가 아닌 제3자를 매개해 지급·수령하는 경우에도 '정형화·보편화'된 거래라면 한국은행에 신고 없이 지급과 수령을 허용한다. 정형화·보편화된 거래란 해외광고, 선박관리 대리·대행계약에 대한 지급 등을 의미한다.

또 2000달러이상 1만달러 이하의 제3자 지급의 경우 은행에 신고만 하면 되는 것으로 규제를 완화할 방침이다. 불법 자산반출·환치기 방지 등 신고제도의 목적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기업들의 정상적인 대외거래와 관련한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아울러 불필요한 보고의무를 폐지한다. 해외증권 투자자의 '연간증권보유현황', 외국기업 국내지사의 '연도별 영업기금 보고서'의 한은 보고의무를 폐지한다. 국내기업 또는 외국투자기업이 해외 현지법인 또는 본사와 자금을 통합 관리할 경우 제출해야하는 '분기별 자금소요계획서'의 한은 제출 의무도 폐지할 계획이다.

정부는 또 증권사의 외화대출과 외화 환매조건부채권(RP) 거래 허용과 같은 비은행 금융기관의 외국환업무 범위 확대, 원화국제화와 관련된 과제들을 하반기 중에 추가로 논의해 개편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민과 기업의 시각에서 불편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했다"며 "국가위기 예방, 대외건전성과 관련된 핵심적인 위기대응 수단과 해외자산도피와 같은 불법적 거래를 방지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는 가급적 유지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