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김 동반사퇴…새정치 운명, 박영선 권한대행 손에(종합)

7.30재보선에서 참패한 김한길(왼쪽), 안철수(오른쪽)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로 향하고 있다. /사진= 뉴스1

7.30 재보궐선거에서 예상 밖의 참패를 당한 새정치민주연합의 운명이 격랑에 휘말리게 됐다. 김한길-안철수 공동 대표가 4개월만에 물러나게 됐고, 최고위원들도 총사퇴했다.


지도부가 총사퇴한 새정치민주연합은 앞으로 박영선 원내 대표·당 대표 권한대행 체제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게 된다. 선거 후 혼란을 떠안은 박 당 대표 권한대행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김한길 대표는 31일 오전 국회 당 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 이겨야 하는 선거에서 졌다. 죄송하다"며 선거 패배를 사과했다.

김 대표는 이어 "모든 책임을 안고 공동대표직에서 물러난다"며 "앞으로는 백의종군의 자세로 새정치민주연합이 부단한 혁신으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데 힘을 보탤 것"이라고 밝혔다.

안철수 대표 역시 "대표로서 모든 책임을 지겠다"며 "평당원으로 돌아가도 최선을 다하겠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두 공동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 전 비공개 단독회동을 하고 동반사퇴의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고위원회 역시 함께 사퇴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모든 권한을 박영선 당 대표 권한대행에게 위임했다.

7.30재보선에서 참패한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가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스1

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 3월 26일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통합으로, 130석의 의석을 차지한 제1 야당으로 단숨에 뛰어 올랐다.

김한길-안철수 투 톱 체제로 시작한 새정치민주연합은 6.4 지방선거에서 충청과 서울에서 압승을 거뒀지만 수도권에서 경기와 인천을 새누리당에 내주는 등 절반의 승리에 그쳤다. 불안하게 유지되던 김-안 체제는 결국 7.30 재보선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이 새누리에 11대 4로 참패하며 내년 3월까지인 임기의 절반도 채우지 못한 채 막을 내리게 됐다.

앞으로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게 된 박영선 원내대표는 비대위를 꾸리고 당을 이끌어가게 됐다. 정기국회 전까지 박 당 대표 권한대행은 차기 당 대표와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준비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원내 대표로서 세월호 특별법 관철과 같은 원내 숙제도 계속 이끌어 가야 한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날부터 비상회의를 소집해 의견수렴 절차를 거친 뒤 다음달 4일 오후 2시 의원총회를 열고 비대위를 구성할 예정이다.

박범계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박영선 원내대표·당 대표 권한대행이 이날 원내 대표단 의원들, 정책위 의장, 당 전략기획본부장, 정책위 부의장 등과 상의해 이 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