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 규모 '전기보일러' 시장 내달 열린다

약 2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전기보일러(축열식 히트펌프보일러) 시장이 내달부터 열린다.

31일 한전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은 최근 올해 '축열식 히트펌프보일러 보급(교체)사업' 예산으로 3000대 분 75억원을 확정하고 내달부터 보일러 교체 사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한전은 설비용량 10킬로와트(㎾) 제품에는 200만원, 15킬로와트(㎾) 제품에는 250만원을 보조금으로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보조금 지급 대상은 한전에서 요구한 기술규격을 만족하는 제품이다. '축열식 히트펌프보일러 보급사업'은 기존 농촌 지역 등을 중심으로 설치됐던 심야전기보일러가 노후화되면서 열효율이 높은 차세대 보일러로 교체하기 위한 사업이다.

기존 심야전기보일러는 심야 시간의 유휴전력으로 전기히터를 가열해 온수를 저장했다가 이를 낮 시간 동안 난방에 사용한다. 히트펌프보일러는 냉매를 압축시켜 저온을 고온으로 만들어 난방하는 보일러로 심야전기보일러에 비해 열효율이 40~60% 가까이 개선됐다.

한전은 기존에 보급된 심야전기보일러 중 약 13만~14만대가 노후화된 교체 대상 보일러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업계에서 책정한 축열식 히트 펌프보일러의 대당 가격은 1000만~1300만원대로 2025년까지 1조3000억~1조7000억원 규모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귀뚜라미·경동나비엔 (59,300원 ▲1,300 +2.24%)·대성히트펌프 등 보일러업체 3곳과 삼성전자 (76,300원 ▼2,300 -2.93%)·LG전자 (90,600원 ▼1,600 -1.74%)·오텍캐리어 등 에어컨업체 3곳이 축열식 히트펌프보일러 개발을 끝내고 한전의 검증을 마쳤다. 이들 업체 외에도 2곳이 더 보일러 검증을 준비하고 있어 향후 시장에서 치열한 가격경쟁이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한전 관계자는 "축열식 보일러의 연간 교체 수요를 약 1만 대로 추정하고 있다"며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시장가격을 형성했던 것처럼 축열식 보일러 시장이 본격적으로 확대되기 위해선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업계에선 올해 한전이 결정한 보조금 규모(75억원)를 두고 반응이 갈리는 모양새다.
대부분의 업체들은 "설치 비용까지 고려할 때 개인·업소 등 부담이 늘어나므로 보조금이 상향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일부 업체는 한전에 '보조금 규모를 축소해도 상관없다'는 입장을 전달한 상태다.

한전이 200만~250만원을 보조금으로 지급할 경우 가정·업소 등에서 보일러 교체를 위해 부담해야 하는 금액은 750만~1000만원이다. 기존 심야전기보일러는 도시가스를 사용할 수 없는 강원·경북·충북 등 농촌 지역을 중심으로 56만대가 공급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선 전기사용량이 많지 않은 일반 농촌 가정의 경우 보일러 교체 비용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어 보조금이 상향돼야 한다는 입장이 팽배하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일부는 목욕탕 등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업소의 경우 제품 효율이 뛰어난 보일러 교체로 전기료 절감 효과를 볼 수 있어 보조금을 축소해도 된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