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러 제재 공식 단행…5대 대형은행 제재

머니투데이

차예지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블룸버그

유럽연합(EU)이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피격 이후 러시아에 대한 전방위 경제제재를 공식 단행했다.

EU는 31일(현지시간) 관보에 러시아 5개 은행의 유럽 금융시장 접근을 차단하는 내용이 포함된 러시아 경제제재 방안을 게재했다.

EU는 러시아의 돈줄을 죄기 위해 러시아 정부가 지분을 50% 이상 보유한 은행이 유럽 금융시장에서 주식과 만기 90일 이상의 채권을 발행하지 못하게 했다. 또 러시아 최대 민간은행인 스베르방크와 2위 대외무역은행(VTB), 가스프롬방크, 국영 대외경제개발은행(VEB), 로셀크호즈방크가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앞서 EU 28개 회원국 대표들은 28일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어 금융, 방위, 에너지 등 전방위에 걸쳐 러시아 경제에 직접 타격을 줄 수 있는 대러시아 경제 제재안에 합의했다.

EU는 러시아 정부가 주식의 50% 이상을 보유한 은행이 유럽 금융시장에서 주식과 채권을 팔지 못하게 결정했다. 하지만 이들 은행의 유럽 자회사는 제재 대상이 아니다.

이같은 조치는 유럽 자본시장에 대한 접근을 막아 러시아 금융기관의 자금조달 비용을 증가시키켜 자금공급에 차질을 빚게 만들기 위한 것이다.

또 러시아에 대해 무기금수 조치를 취하고 심해 시추, 셰일가스와 북극 에너지 탐사 기술 등 민간 산업과 군사 부문에 동시에 사용될 수 있는 기술 수출도 금지했다. 그러나 8월 1일 이후 신규 계약만 제재 대상이라 2011년 체결된 프랑스의 러시아 미스트랄급 상륙함 수출은 이번 제재 대상에서 제외됐다.

군수물자로 전용될 수 있는 화학 물질이나 전자 제품 등 이중용도품목의 러시아 수출도 제한했다.

EU의 경제 제재는 8월 1일부터 발효되며 이날 이전에 체결된 계약은 제재 대상이 아니다. EU는 3개월 후 제재를 재검토한다. 한편 전날 EU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 3명을 포함한 8명에 대해 자산 동결과 여행 금지 조치를 취했다.

EU 관계자들은 러시아에게 최대한의 고통을 가하고 EU에는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제재를 실시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제재로 EU 역시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분석했다. 이제까지 러시아는 다음 달 1일부터 폴란드산 채소와 과일 수입을 전면 금지하는 등 일부 보복 조치를 시행했다.

지난 30일 러시아 정부는 서방 제재에 유럽에 수출하는 에너지 가격을 올려 보복할 것을 시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