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아르헨 악재..中증시·외국인 동향에 주목

거침없이 달려오던 코스피시장의 강세에 작은 쉼표가 찍혔다. 삼성전자가 7월 마지막 거래일에 있었던 컨퍼런스콜에서 중간배당을 현재와 같은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투자심리가 주춤한 결과다.


삼성전자는 당초 중간배당, 혹은 자사주매입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기 때문에 그 만큼 투자자들의 아쉬움이 컸다. 시장 전반적으로 보면 실망감이 적잖았으나 아직 열기가 식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삼성전자 주가가 4% 가까이 빠졌음에도 코스피지수가 6.49포인트(0.31%) 하락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는 점에서다.

주목할 것은 해외변수다. 미국 뉴욕증시는 31일(현지시간) 유로존의 디플레이션 우려와 아르헨티나 디폴트 등으로 인해 약세를 보였다.

다우지수는 이날 전날보다 317.06포인트, 1.88% 내린 1만6563.30으로 거래를 마쳤고 S&P500지수도 전날대비 39.40포인트, 2.00% 하락한 1930.67로 마감했다. 나스닥지수 역시 전날보다 93.13포인트, 2.09% 내린 4369.77로 장을 마쳤다.


유로존의 디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고조되고 아르헨티나의 디폴트(채무불이행)가 임박한 게 악재로 작용했다. 미국 법원이 지명한 협상 중재인 대니얼 폴락은 이날 아르헨티나의 채무협상이 결렬됐다며 아르헨티나의 디폴트가 임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아르헨티나는 2001년에 이어 13년 만에 다시 자본시장에서 퇴출될 위기에 놓였다. 시장 전반적으로 약세요인이 커졌다는 얘기다. 아직 뜨거운 시장의 열기만 주목하기도, 해외 악재들의 영향력만 들여다보기도 어려워졌다.

플러스(+) 마이너스(-) 요인이 팽팽한 상황에서 주목할 시장 요인은 무얼까. 1일 증시에서 가장 주목할 것은 수급이다.

외국인들은 전날까지 코스피시장에서 13연속 순매수에 나섰다. 과거 외국인이라 하면 미국과 유럽계 자금이 컸으나, 최근에는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머니의 비중이 절반 가까이 될 정도로 영향력이 커졌다.

이들이 이날 증시에서 '사자'에 나설지, 아니면 한 템포 쉬면서 상황을 들여다보는 모습을 보일지가 가장 중요하다. 최근 기관들이 매수에 가담하기는 했으나 코스피강세를 이끈 주역은 외국인이고, 결국 이들의 향방에 따라 단기 방향성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 들여다볼 것은 중국증시다. 최근 국내증시는 미국보다는 중국증시에 보다 연동되는 모습을 보여왔다. 이날 중국증시가 별다른 일 없이 강세를 보일 경우 미국 뉴욕증시의 약세는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끝날 가능성이 크다.

아르헨티나의 경우 미국과 큰 연관이 있으나, 아시아권 자금과는 상대적으로 연결고리가 약하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외국인 매수추이는 7월 이후 다시 증가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며 "신흥 증시로 자금이 유입되는 환경에서 정책 모멘텀이 발생한 한국 비중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투자심리 훼손 여부는 중국증시 흐름이 중요하다"며 "중국 증시(상하이종합지수기준)는 지난 7월 한 달간 7.5% 급등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코스피보다 높은 상승률이다. 중국 증시 상승은 경기 개선에 반응하고 있다. 상하이 종합지수와 중국 경기 서프라이즈 비율이 동일한 궤적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중국증시 흐름은 국내 증시에 참여하는 외국인의 투자 심리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며, 중국 증시의 상승지속 여부를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